일본의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미 · 일 관계가 꼬여가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민주당 최고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을 미국으로 초청했다.

미국 정부에서 일본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10일 일본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교섭 상대는 일본 정부의 공식 대표이지만 오자와 간사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오자와 간사장의 이해와 지원을 강력히 원한다"며 "오자와 간사장이 미국을 꼭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그와 충실한 대화를 모색하는 데 매우 관심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미국 정부 고위 인사가 오자와 간사장의 위상을 언급하면서 방미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토야마 유키오 정부가 공약으로 내건 '대등한 미 · 일 관계'와 오키나와현의 후텐마 미군비행장 이전 재협상,아시아 중시 등은 모두 오자와 간사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오자와 간사장은 특히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중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일본 내에선 친중파로 꼽힌다. 작년 12월 초에는 의원 143명이 포함된 600여명의 대규모 방문단을 이끌고 중국을 찾았다.

캠벨 차관보의 오자와 간사장 방미 요청은 후텐마 기지 이전 등 미 · 일 현안의 해결뿐 아니라 미국과 거리를 두며 중국에 접근하고 있는 일본을 설득하기 위해선 집권 여당의 실세인 오자와 간사장과 직접 대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