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8일 세종시 수정 문제에 대해 "서두르는 쪽이 지게 돼 있다. 의연하고 당당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몽준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와 조찬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세종시) 문제에 관해서는 정부가 고심해서 안을 만들고 있으니,나오면 충청도민에게 당이 잘 설명해달라"고 밝혔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이 같은 언급은 전날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이 배제된 안에 반대한다"고 밝히는 등 논란을 빚고 있는 데 대해 세종시 수정을 위한 당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떡국이 나온 새해 첫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당초 세종시에 대한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전체회동을 마친 뒤 정 대표와 단독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세종시 전략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를 서두르는 사람이 지게 돼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정당성은 결국 대안을 마련한 쪽에 있고 수정안이 나온 뒤 일주일 동안의 여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충청도민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실제적인 대안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면서 "반대를 세게 하는 사람들로 인해 결론이 안 날 경우 관공서 · 아파트 공급을 제외한 상업용지 계획이 전혀 없는 세종시를 가지고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책임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에 참석한 정부 측의 한 관계자는 "세종시 수정은 정책이슈인데 자꾸 정치이슈로 흘러선 안 된다"면서 "수정안 발표 뒤 여론수렴이 중요한데 이 기간 만이라도 정치권이 좀 자중해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출구전략과 관련,"오는 6월 캐나다 G20정상회의에서 세계경제에 출구를 열 것인가,아직 긴장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올 상반기에 방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가장 중요한 게 고용문제"라고 전제한 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어떻게 줄여나갈지 강구하겠다"면서 "매달 고용회의를 열어 고용증가를 위해 전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혁/홍영식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