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주(株)들이 올들어 연일 하락하면서 주도주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 시각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와 금융위기 이후 몰락의 길을 걷던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기사회생하면서 상대적으로 현대차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5일(현지시간) 지난달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했다는 소식에 6.61% 상승하며 나스닥 지수의 상승을 이끌기도 했다.

6일 주식시장에서 미국시장 점유율 하락과 차익실현 매물로 급락했던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장초반 하룻만에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이후 약보합으로 밀리며 하락세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날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승승장구 하는 것과도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업종은 여전히 외국인 구애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자동차 관련주의 경우 장기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지만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여타 업종에 비해 반등의 폭이 더딜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차주가 주도주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중소형 차종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업종의 경우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 전망에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형 차종에서의 경쟁력은 여전히 강점으로 남아 있다"면서 "추세를 뒤흔들 만한 악재가 없는 만큼 기존 주도주인 대형 수출주를 중심으로 긍정적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상대적으로 자동차주들이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회복과 이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 우려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차효과 등을 감안하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병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자동차 수요회복 가능성과 올 1분기부터 미국 시장에 본격 투입될 현대차의 YF쏘나타 및 투싼ix의 신차 효과도 감안해야 한다"며 "특히 올해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5년간 실시해온 대규모 해외공장 투자를 회수하는 시기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