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출근길에 내린 눈폭탄은 시민들의 발목만 붙잡은 것이 아니다. '특보 상황'을 전하는 방송 기자들에게도 곤혹을 치루게 한 것.

폭설 소식을 전하기 위해 취재를 나선 KBS 박대기 기자의 이름은 4일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로 떠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4일 8시 30분 생방송으로 폭설이 내린 거리 풍경을 전하느라 눈을 그대로 맞으며 '눈사람'(?)으로 변한 모습이 캡쳐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대기 기자는 4일 오전 6시부터 8시 30분까지 KBS 1,2TV 뉴스에 2,30분 간격으로 8차례 출연해 기록적인 폭설 현장을 생생히 전했다.

소식을 전하기 위해 박대기 기자는 내리는 눈을 온몸으로 맞아냈고, 박 기자의 머리와 양 어깨 위에는 서서히 눈이 쌓여갔다.

내리는 눈에 박대기 기자는 눈도 뜨지 못한채 작은 목소리로 "서울 시내는 지금 현재 눈을 뜨고 서있기 힘들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라는 멘트를 전했다.

박 기자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가 'waiting@kbs.co.kr'가 자막으로 나가면서 네티즌들은 "이름과 이메일 주소가 너무 잘 어울린다" "날씨와 이름, 이메일 주소 3박자가 주는 절묘한 웃음"이라며 즐거워했다.

또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학동로 주변에는 차가 다니는 도로에 한 시민이 완벽하게 스키 장비를 무장하고 스키를 즐기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민은 폭설로 차가 다니지 못하는 상황에 혼자 유유이 스키를 즐기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청담동 용자'로 불리며 각 게시판에 사진이 급속도로 퍼지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네티즌들은 "서울 시내가 스키장이 되버린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 "폭설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철없는 행동이다" "눈썰매에 보드도 나올 기세"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4일 서울에는 반세기만의 사상 최고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4일 오후 1시 30분까지 서울에 내린 눈은 25.7cm를 기록했다"며 "1937년 이래 최대 강설 기록이다. 이번 기록은 100여 년 만의 기록이라고 보면된다"고 전했다.

서울, 경기 등은 오후 늦게나 저녁까지 2cm 내외의 눈이 더 내리고 그칠 예정이다. 하지만 강원지역과 경북 북부 등에는 5일 오전까지 눈이 더 내릴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뉴스팀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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