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을 빛낼 인물] (3) "남아공 월드컵·유럽 리그 두마리 토끼 잡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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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최연소 축구 국가대표 기성용
새해 만 스무 살이 된 기성용(셀틱)의 각오는 남다르다. 올해부터 명문 클럽인 셀틱 FC의 유니폼을 입고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데다 국가대표 선수 중 최연소(1989년생)로 꿈의 월드컵 무대를 처음 밟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성용이 부상을 입지 않는 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대표팀의 주전을 꿰찰 것으로 보고 있다. 귀공자 같은 외모 덕분에 '얼짱' 스타로 불리는 기성용은 한국축구를 대표할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손꼽히고 있다. 그는 200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국제무대에 얼굴을 알렸다.
2008년 9월 요르단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으며 지난해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17경기를 소화하면서 4골을 넣었다. 2008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올해의 청소년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데 보탬이 된 게 가장 뜻깊었다"며 "올해는 부상을 피해 월드컵 무대에 꼭 서고 싶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최근 대표팀이 치른 A매치 20경기 가운데 17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대표팀 내 입지가 굳건하다. 미드필더이자 전담 키커인 그의 활약이 16강 진출 여부를 가를 것이란 지적이다.
기성용에게 월드컵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다. 4년간 뛰기로 계약한 셀틱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를 연고로 한 세계적인 명문 구단이다. 1888년 창단돼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 42차례 우승했다. 그는 올해 '데이비드 기(David Ki)'라는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는다. 기성용은 "그라운드에서는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성용'의 발음이 어려워 서양인들이 부르기 편하게 '데이비드'로 정했다"며 "해외에서 축구 유학을 할 때 '다윗'의 이름을 따서 데이비드라는 영어 이름을 쓴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축구 경험이 없기 때문에 첫해에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며 "될 수 있는 한 많은 게임에 나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드필더 포지션에 충실해 동료들에게 어시스트(도움)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기회가 되면 5~6골은 넣고 싶다"고 골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기성용은 춥고 궂은 날씨로 유명한 스코틀랜드에서 홀로 '객지생활'을 해야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호주에서 축구유학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2주 정도면 적응할 수 있다"면서 "가족 친구 등도 자주 찾아올 예정이어서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기성용은 '롤 모델'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꼽았다.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 지성이 형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습니다. 저도 올해 월드컵 대표팀이 16강에 오르고 소속팀인 셀틱이 프리미어리그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싶어요. 1~2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성장할 거라고 믿습니다. "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