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국회 환노위원장은 1일 새벽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진 국회 본회의장에 없었다. 자신이 만든 중재안에 정작 본인은 투표를 하지 못한 것이다. 그 시간 추 위원장은 병원 신세를 지고 있었다.

한 측근은 "자신이 만든 법안에 자기가 투표할 수 없을 만큼 탈진한 상태"라며 "그만큼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전했다. 노조법 중재안을 만든 것에 대해 친정인 민주당으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는 데다 체력이 고갈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추 위원장실의 임혜자 보좌관은 "추 위원장이 한 달 내내 에너지를 다 쏟은 데다 마지막 2주는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며 "한쪽의 입장을 들어주면 안 되는 상당히 어려운 중재작업이었기 때문에 만날 수 있는 사람과 단체는 다 만났고 과거 사례와 해외 사례는 물론 노동관계법이 담긴 법전을 끼고 살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 피켓시위를 하는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의 찬성으로 '추미애안'이 통과된 데 대해 "노동법이라는 13년 묵은 짐은 내려놨는데 여전히 마음은 무거웠던 것 같다"며 "사실 위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한 것이고 나머지는 (표결로서) 선택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 했다.

밤 12시를 넘겨 직권상정으로 추미애안을 통과시킬 때까지 환노위원장실에는 긴장감이 흘렀다고 한다. "밤 늦은 시간이었지만 수석 전문위원,노동 전문 비서관,정책보좌관은 물론 행정실 직원들까지 다 모여있다가 가결됐다고 선포하니까 다들 박수치고 환호하면서 서로를 격려했다"는 전문이다. 추 위원장도 전화로 "위원장을 잘못 만나서 너무 고생했다"며 직원들을 위로했다고 한다.

추 위원장 측은 민주당과의 갈등에 대해 "이 문제는 처음부터 (당의 입장과) 함께 갈 수 없는 것이었다"며 "당도 추 위원장도 서로에게 서운하고 안타까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