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해 지난해 자산보다 빚이 많아 재무구조에 문제가 드러난 대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은 대기업들이 계열사 매각과 자본조달 등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올해 다시 성장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작년 말까지 대우건설 재매각 작업으로 진통을 겪었다.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 채권단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 4조원 규모의 대우건설 풋백옵션(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 상환 책임을 지고 있는 금호산업과 재무구조가 악화된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채권단 관리를 받기로 했다.

작년 약정을 맺은 동부그룹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산업은행 등 신디케이트론 대주단과 맺은 9000억원 규모의 자구이행 약정에 대해 마무리과정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차입금상환 목적으로 동부인베스트먼트 및 동부정밀화학에 이 회사의 계열사인 동부메탈 주식 1485만주를 매각키로 했다. 김준기 회장은 동부하이텍 경영정상화를 위해 사재를 출연해 동부메탈 지분 49.5% 인수를 결정했다.

GM대우자동차는 올해 7월 준대형 세단 VS300을 출시하는 한편 국내외 판매 네트워크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7조원 선인 총 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신차 판매가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중 · 장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과도 자금 지원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극심한 노사분규로 좌초위기에 몰렸던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12월17일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변경안에 대한 강제 인가를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본격적인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며 새 주인찾기에 나설 수 있게 된 상태다. 한진그룹은 항공기 및 선박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