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1월1일부터 중국과 아세안간 FTA(자유무역협정)가 전면 발효되면서 자유무역지역으로 통합된다. 중국과 아세안 간에는 지난 2005년 FTA 상품무역협정이 체결됐지만 양 지역 교역량의 90%에 달하는 7000여개 수출입 품목의 관세가 새해부터 전면 철폐(撤廢)되는 것이다. 이는 유럽과 북미자유무역지대에 이어 인구 19억명, 국내총생산 6조달러, 무역액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3위권의 경제블록이 탄생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날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엔 이번 FTA 발효가 더욱 큰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여 세계 교역 질서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실제 2005년 FTA 타결 이후 중국은 아세안 6위 교역국에서 3위로 올라섰고 양측의 무역 거래액은 2300억달러로 늘었다. 이 같은 교역규모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새해부터 아세안과 상호 관세가 철폐되는 우리나라가 오는 2015년까지 목표로 하고 있는 아세안과의 교역액 1500억달러를 한참 뛰어 넘는 것이다.

물론 경제나 교역 규모 면에서 중국과 우리나라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FTA 발효를 계기로 중국의 아세안에서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질 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번 관세 철폐에서 제외된 캄보디아 베트남 등 4국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2015년 이후에는 중국 상품이 아세안 시장을 엄청난 속도로 잠식해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은 아세안 시장 개척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우리나라와 중국은 아세안과의 FTA 전면 발효 시점이나 무관세 대상 품목과 관련, 거의 동일한 입장에서 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간 한 · 아세안 정상회의 등을 통해 거둔 외교적 성과를 토대로 아세안과 경제 분야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 협력을 더욱 넓혀가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저가 위주의 중국 제품과 차별화되는 하이테크 제품 수출에 주력하는 등 철저한 현지 시장 분석에 매진(邁進)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