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는 스타일"이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등장하는 배우 고현정,그의 자신만만한 표정과 "깨버려!"란 멘트가 겹치며 유리가 박살나는 소리가 난다. 이어 분위기가 반전되며 '오늘의 인테리어는 건강이다'란 자막과 함께 상큼한 푸른 하늘과 초록색 식물이 보이는 환한 집이 나타난다. 그 집에서 고현정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휴그린에서 건강하게"라고 한마디 건넨다. 쾌적한 집에서 당당하게 손님들을 맞이하며 "당신도 이런 집에서 살고 싶지 않나요?"라고 묻는 듯하다.

금호석유화학의 종합 건축자재 브랜드 '휴그린'의 TV광고는 '스타일만 따지던 인테리어는 그만! 건강한 친환경 인테리어의 시대가 온다'는 느낌을 피력하기 위해 고현정을 모델로 내세웠다. 상반기 따뜻한 마루바닥에 엎드린 채 깊이 잠들어 있는 아기를 보여준 후 따뜻한 창가에서 "처음 뵙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고현정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로 휴그린은 친환경 종합 건축자재 사업 론칭을 선언한 바 있다. 반면 이번 하반기 CF에서는 도전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바뀐 고현정을 앞세워 분명한 목소리를 낸다.

고현정이 광고 초반부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강력한 카리스마였다. 이는 화제의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카리스마를 내뿜었던 '미실'의 느낌과 겹친다. 상반기 광고에서 고현정의 모습이 따뜻하고 친근했다면 하반기 광고에서 모습은 강렬하고 냉철한 미실의 현대 여성 버전을 연상케 한다. 스타일만이 최고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을 살짝 비웃으면서 고정관념을 "깨버려"라고 외치는 고현정의 모습은 '선덕여왕' 시청자들에게 데자부 현상을 일으킬 만하다. 검은 암흑 같은 공간에서 대포를 쏘아 유리를 깨뜨리는 연출은 '인테리어는 스타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려는 의도를 잘 반영한다.

그 다음 광고는 바로 분위기를 바꾼다. 도도한 미소를 띠고 있던 고현정의 표정은 안락하고 친환경적인 집으로 옮겨가자 변한다. 고현정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이런 집에 살 수 있어 행복하다'는 느낌을 온 몸으로 전달하려 한다. 집안 가득 드리워진 햇살이 그 분위기를 더한다. 그러면서 "오늘의 인테리어는 건강이다"라는 고현정의 밝은 멘트를 통해 휴그린의 친환경 인테리어 지향성이 명확히 밝혀진다. 휴그린 측은 "스타일과 디자인만 중시하는 기존 건축자재 업계의 고정 관념을 깨뜨리고 사람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금호 휴그린의 '휴머니즘 인테리어' 철학과 건강 지향성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어 소비자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광고처럼 소위 빅 모델을 기용하는 경우에는 모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큰 역할을 한다.

휴그린 광고는 고현정이라는 빅 모델이 가지고 있는 상품성을 최대로 활용했다. 최근 큰 성공을 거두어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돼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거기에서도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한 '미실'을 연기했던 고현정이 극중에서 보여준 당당한 느낌을 광고에 반영해 효과를 높였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