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준대형·중형 세단…'춘추전국' 시대 최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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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7·그랜저에 수입차 가세, 준대형 시장 10여종 각축전
쏘나타·SM5 등 중형차도 '戰雲'
쏘나타·SM5 등 중형차도 '戰雲'
서울 강남에서 특허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윤석원씨(35)는 준대형 세단 구입을 고려하면서 고민이 생겼다. 선택의 폭이 워낙 넓어졌기 때문이다. 윤씨는 "과거엔 준대형 세단이 2~3개 모델에 불과했지만,지금은 값이 싸진 수입차까지 포함해 10여 종으로 늘어나 어떤 걸 선택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국산차뿐만 아니라 도요타 포드 등 수입차도 중형급 이상 신차를 쏟아내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프라이드(기아차) 아반떼(현대차) 등과 같은 1000만~2000만원대 소형 차종의 인기가 시들고,상대적으로 배기량이 큰 2500만~3500만원대 차급이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준대형 세단,베스트셀링 차급으로
기아차가 지난달 24일 출시한 준대형 세단 K7은 지금까지 계약대수가 1만5000여대에 달하고 있다. 배기량 2400~3500cc의 이 차는 동급 차량 중 가장 비싸지만,강력한 동력성능과 첨단사양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맞서 현대차는 최근 2010년형 그랜저를 내놓았다. 범퍼와 전조등,라디에이터 그릴,소음기 등을 모두 바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현했다는 평가다. 그랜저의 외관을 바꾼 것은 2005년 4월 4세대 출시 후 4년8개월 만이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를 비롯해 측면 · 커튼 에어백을 기본 사양으로 적용했다. 버튼시동 스마트키와 슈퍼비전 클러스터,JBL 로직7 음향장치 등 3.3 모델의 상품성을 강화한 점도 특징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준대형 차종을 주력으로 삼고 신형 모델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도요타는 캠리,혼다는 어코드,닛산은 알티마를 각각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포드는 3500cc급 신형 토러스를 출시했다. 토러스의 계약대수는 출시 한 달여 만에 1000대를 넘어섰다.
내년엔 준대형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내년 말 그랜저 후속(HG)을 출시한다. K7의 플랫폼(기본뼈대)을 사용하되,혁신적인 디자인을 도입해 K7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GM대우자동차 역시 내년 여름께 준대형 신차(프로젝트명 VS300)를 내놓기로 했다. '2010 북미 올해의 차' 후보로 뽑힌 뷰익 라크로스의 한국판 모델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내년 말께 SM7 후속을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형차 경쟁도 다시 불붙을 듯
신형 쏘나타가 주도하고 있는 중형 세단 경쟁도 다시 달아오를 조짐이다. 쏘나타와 함께 중형 시장 2위를 달려온 르노삼성의 SM5 후속(프로젝트명 L43)이 내년 1월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다. 르노삼성은 지난 22일부터 뉴 SM5의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했다.
뉴 SM5는 르노-닛산 플랫폼을 사용하고,닛산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는 한편 유선형 차체를 도입한 게 특징이다. 구형 SM5보다 차체가 다소 작아졌지만 엑스트로닉 무단 변속기를 장착해 연비를 높였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신형 쏘나타가 젊고 유행에 민감한 디자인을 채택한 반면 SM5는 질리지 않는 디자인 컨셉트와 프리미엄급 사양이 특징"이라며 "디자인과 승차감 등 여러 면에서 경쟁 차량을 앞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차가 지난 9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신형 쏘나타의 경우 계약대수가 이미 10만대를 넘어섰다. 올해 판매목표(6만대)를 이미 초과 달성한 셈이다. 2004년 NF쏘나타 출시 후 5년 만에 완전 세대교체되면서 편의사양을 대거 추가한 게 인기 요인이다.
내년 상반기엔 기아차가 로체 후속(TF)을 내놓는다. 신형 쏘나타와 같은 플랫폼을 쓰며,기아차 패밀리룩을 적용한다. 기아차는 TF 명칭을 'K5'로 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