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하이닉스LG디스플레이에 대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가격이 전년보다 강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오후 2시30분 현재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450원(2.08%) 오른 2만2100원을 기록하며 닷새째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2.41% 상승해 나흘째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강한 수요가 반도체와 LCD가격의 안정적인 흐름을 주도하고 있고, 이는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外人, 하이닉스 11일·LGD 8일간 순매수 행진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전거래일(18일)까지 열흘동안 하이닉스 주식 750만여주, 156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 10일부터 전날까지 351만여주, 127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날도 외국인의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다. 오후 1시30분 현재 외국인은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를 각각 82만주, 41만주를 순매수 중이다.

이같은 외국인의 '러브콜'은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와 LCD패널 가격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종민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현재 DDR2와 DDR3의 현물가격은 전주에 비해 0.8%와 2.0% 하락한 2.38달러와 2.50달러"라며 "투기적 수요에 의해 12월 둘째 주에 반등했던 DDR2 현물가는 셋째 주에 약보합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D램 가격흐름은 지속적인 수요 덕분에 과거에 비해 강한 모습"이라며 "PC 주문상표부착생산(OEM) 수요가 이어지고 있고, 플랫폼 이동에 따른 DDR3의 수요도 강해 한국 D램 제조사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낸드플래시메모리에 대해서는 스마트폰 수요확대로 현물가격의 반등시기가 임박했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내년 1분기 대형 수요처인 애플의 가격 협상이 끝나면 딜러들의 관망세가 끝나고, 스마트폰 중심의 수요가 다시 살아나 대용량 낸드플래시메모리는 탄탄한 가격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 반도체 가격흐름도 지난해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익스체인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전통적 비수기인 내년 1분기에 DDR2는 공급과잉이겠지만, DDR3는 지속적인 공급부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D램 가격은 현재의 낮은 재고수준과 생산력 확장 부족 등으로 공급증가 속도가 둔화돼 내년 상반기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탈 것"으로 전망했다.

LCD패널 가격의 반등시기도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수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말이나 2분기로 예상했던 LCD 가격의 계절적 반등 시점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초 세트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수요와 남아공 월드컵을 대비한 상반기 TV 프로모션 등으로 TV 패널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달 하반기 LCD패널 가격동향은 비수기임에도 탄탄한 모습"이라며 "모니터 가격은 상반기 대비 17인치, 19인치 모두 1.4% 상승했다"고 전했다. 패널업체들의 TV 생산비중 확대와 PC 세트업체들의 재고확보가 안정적 가격 흐름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하이닉스, LGD 실적 기대

이같은 가격 안정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종민 연구원은 "내년 PC 중심의 D램 수요와 스마트폰 중심의 낸드플래시메모리 수요 확대를 대비한 메모리업체들의 공급은 미진한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원가 절감 경쟁력을 가진 한국 메모리업체들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김정수 연구원은 "내년 디스플레이 업황은 수요 강세로 긍정적"이라며 "내년 경쟁사보다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가 업황 반등시 더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