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내년 국내 주식부문에서 최대 25조원을 외부 운용사에 위탁 운용키로 했다. 올해 17조원에서 8조원 이상 위탁 규모를 늘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위탁금액이 커지면서 운용사의 운용 역량 제고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위탁운용 스타일이 세분화됨에 따라 운용사들의 전문성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7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내년에 국민연금 금융부문 전체 자산의 23.2%를 위탁 운용키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보다 0.2%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자산별 위탁운용 비중은 국내주식 50.0%,국내채권 6.0%,해외주식 90%,해외채권 40%,대체투자 72.5% 등이다. 올해와 비교해 국내주식은 5%포인트,해외주식과 대체투자는 10%포인트와 2.5%포인트 목표치가 줄어드는 반면 국내채권과 해외채권은 각각 0.5%포인트,1.5%포인트 늘어난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등의 전통적인 투자대상 대신 부동산이나 사회간접자본 등에 대한 투자를 말한다.

금액으로 보면 위탁운용 국내주식은 올해 16조7674억원에서 내년에 25조1295억원으로 8조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이로써 직접 운용을 포함한 총 국내 주식 투자규모는 50조1295억원으로 증가한다. 국내채권은 9조3606억원에서 12조3239억원,해외주식은 12조2300억원에서 13조8584억원,해외채권은 4조1157억원에서 4조9806억원,대체투자는 7조125억원에서 14조67억원으로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10월 현재 270조원가량인 국민연금 규모는 2043년까지 매년 불어나는 구조여서 비중은 감소하더라고 절대 금액은 증가하게 된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이번에 결정된 것은 위탁운용 비중이기 때문에 국내 주식 채권 등의 전체 투자 비중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위탁운용 목표비중을 달성할 경우 내년 말 위탁 운용금액은 70조2992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연금은 외부 운용사의 전문성과 운용 효율성을 활용해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이고,위탁 운용에 의한 투자 결정의 분권화를 통해 기금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위탁 운용을 추진해왔다.

복지부는 국내주식의 경우 위탁 자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나타나는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위탁운용체계 개편을 추진 중이다. 현재는 단순히 대형주, 중소형주 등 종목별 유형에 따라 자금을 맡기고 있지만 앞으로는 가치 혼합 성장 정책 테마 등으로 보다 세분화해 위탁 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란 복지부 연금재정 과장은 "위탁의 경우 운용사가 좀 더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증시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서정환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