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6일 업무추진계획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을 내년 최우선 정책과제로 정했다.

◆종부세 폐지,양도세 중과 완화 연장 추진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세제 분야다. 정부는 먼저 종합부동산세를 내년에 지방세인 재산세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세대별 합산' 등 일부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고 지난해 말 세제 개편으로 세수 규모도 급감해 사실상 유지할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이달 말에 나올 예정인 조세연구원 용역 결과를 토대로 내년 11월까지 구체적인 통합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종부세를 없애는 대신 재산세 상위 구간을 신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를 좀 더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경기 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2주택자 50%,3주택자 60%)를 내년 12월31일까지 완화(2주택 · 3주택자 6~35% 기본세율 적용,투기지역은 10%포인트 가산세 부과)해주기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내년 부동산 시장 상황을 봐서 연장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영구적으로 중과 제도를 없애는 방안도 검토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제도는 일몰기한인 내년 2월11일에 예정대로 끝내기로 방침을 정했다.

◆고소득층 해외 탈세 감시 강화

확장적 거시정책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한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해외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해외 예금계좌 신고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신고 대상과 금액 기준 등은 앞으로 관계부처와 더 협의해야 한다"며 "국회에 제출돼 있는 관련 법안도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 고소득 전문 직종과 입시학원,예식장 등 현금 수입이 많은 업종을 대상으로 현금영수증 발급(건당 30만원 이상 거래)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국유재산관리기금을 새로 만들고 불필요한 국유재산을 매각 · 임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운용해 수익성을 높이기로 했다.

◆에너지 절감,투자 활성화도 지속 추진

'연료비 연동제'도 내년부터 도입한다. 국제유가,유연탄 등의 가격과 상관없이 국내에서는 에너지를 낮은 가격에 공급하던 것을 앞으로는 국제 에너지 가격에 연동해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겠다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연료비가 오를 때마다 요금 인상이 논란인 만큼 아예 연료비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게끔 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가스요금의 경우 내년 3월부터 연동제로 전환하고 전기는 2011년부터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계획대로 할 경우 최근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 추세를 감안할 때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아울러 투자 활성화와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내년부터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지역별로 차등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수도권 소재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일괄적으로 법인세를 5년간 100%,이후 2년간 50%를 면제해주던 것을 앞으로는 수도권과의 거리에 따라 차등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