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신임 이사장을 선출하는 주주총회가 오는 23일 열린다. 주총에서 주주인 42개 회원사 대표들은 표결로 신임 이사장을 선출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등 3명의 후보 진영은 회원사들과 접촉하며 표심 잡기에 분주하다.

주총에서 복수 후보를 대상으로 경선을 통해 이사장을 뽑는 것은 거래소 설립 이래 처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관료 출신을 배제하고 업계 인물들끼리 경쟁을 해서 이사장을 뽑는다는 것 자체가 과거에는 생각지 못했던 일"이라며 "회원사들이 주주권을 행사해 공정하게 이사장을 선출하는 전통을 남기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거래소 주주는 29개 증권회사와 11개 선물회사,중소기업진흥공단 금융투자협회 한국증권금융 등 43개사로 이뤄져 있다. 이 중 거래소와 상호 주주관계로 의결권이 제한되는 증권금융을 제외한 42개사가 표결에 참여한다.

이들 주주는 1사 1표가 아니라 각자 지분율만큼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우리투자증권이 4.60%로 지분율이 가장 높고 대부분의 주주들이 3% 안팎씩 나눠갖고 있다. 이처럼 지분이 고르게 분포돼 있기 때문에 실제 경선이 치러질 경우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부회장은 은행 증권 캐피털 등 금융업계 전반을 두루 거쳐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 부회장은 대표이사 사장을 세 차례 역임해 업계 인사들과 친하다는 점이 표결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전 사장은 대우 · 우리투자 등 대형 증권사 사장을 지낸 경력과 관록을 내세우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