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는 뉴욕 증시가 이번 주에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경제 지표가 없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나오는 경기 진단이 투자 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미 통화당국이 제로 수준의 기준 금리를 한동안 유지할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당초 예상보다 개선된 고용지표가 나온 직후인 7일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의회에 나와 "미국 경제가 여전히 맞바람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 점에 비춰볼 때 경기부양 차원의 통화정책이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최근 경기회복 지표 등을 반영해 발표문에서 "이례적인 초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란 문구가 계속 포함될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FRB의 통화 정책 방향은 그리스 등 남부 유럽의 빚문제 등과 함께 미 달러 가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달러 가치의 반등세가 이어지면 금,원유 등 국제 상품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나탈라야 나크비 수석 애널리스트는 "3월 초 이후 줄곧 떨어진 달러 가치 하락추세가 마무리되면 금 등 희귀 금속가격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매출 증가 여부도 주목된다. 이번 주에는 베스트바이,페덱스,나이키,오라클,어도비 등 9개 기업이 분기(9~11월) 실적을 발표한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0%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위기 여파로 작년 동기의 기업 실적이 부진했던 데 따른 결과다. 금융은 물론 소비관련주와 에너지 관련 종목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셀인베스트먼트의 스테판 우드 수석전략가는 "비용 절감에 따른 순익 증가보다는 매출 확대 여부에 따라 주가 움직임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개인 및 기업의 수요가 살아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의 청신호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주에 발표될 경제지표를 통해서는 완만한 경기 회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에 발표되는 11월 산업생산은 자동차 생산에 힘입어 1%가량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음날 나오는 11월 주택착공은 전월에 비해 증가했을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발표되는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 건수 역시 전주에 이어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 하원에서 통과된 강도 높은 금융감독 개혁방안이 월가 금융사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또 다른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감독 기준을 강화하면 금융사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금융개혁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게 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