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와 비철금속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투자자들이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으면서 국제유가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구리 가격도 6거래일 동안 떨어졌다.

10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0.13달러 하락한 배럴당 70.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에 69.81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 10월8일 이후 두 달 만에 처음으로 70달러 선을 밑돌았다. WTI 최근월물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7거래일 동안 7.83달러(10%) 급락했다. 이 같은 낙폭은 지난 7월 이후 최대다.

비철금속의 약세도 뚜렷하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은 t당 6810달러로 135달러(1.94%) 떨어졌다. 지난 6거래일 동안 하락폭이 4.4%에 달한다. 니켈과 주석도 이날 각각 1.78%,1.82% 떨어졌다.

수요 약세로 재고가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연말 수익률 관리를 위해 매물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투자은행인 페어팩스의 존 마이어 애널리스트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위험을 줄이고 이익실현에 보다 신경을 쓰는 현상은 자주 나타난다"고 전했다.

원유의 경우 휘발유 재고가 늘어나고 달러화 약세가 멈춘 게 가격조정 요인으로 꼽힌다. 스트래티직에너지의 마이클 린치 회장은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225만배럴가량 늘어나면서 지난 4월 이후 최대로 증가했다"면서 "최근 달러가 강세로 전환하면서 상품투자에 대한 매력이 시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리 등 비철금속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재고 증가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LME의 구리 재고는 지난 28일 동안 계속 늘었다. 7월 초 이후 현재까지 80% 가까이 증가한 46만1625t에 달하고 있다. 윤성칠 유진투자선물 애널리스트는 "최근 비철금속 가격 조정은 연말 수익률 관리에 따른 것"이라며 "내년에는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