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서 세제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연금저축은 연간 300만원 한도까지 가입 금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노후자금 마련 상품으로 인기를 끈다.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상품인 연금저축의 경우 수익률이나 경기 상황을 잘 따져 금융회사 간, 상품 간 '갈아타기'를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한다.

2001년 도입한 연금저축은 은행의 연금신탁,보험사의 연금보험,증권사의 연금펀드 등으로 구분된다. 연금신탁은 은행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실적배당형이며,연금보험은 연금에다 보장 기능을 결합한 상품이다. 연금펀드는 일반 펀드와 마찬가지로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 등으로 나뉘며 높은 기대수익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01년 3월부터 이들 금융회사 간, 또는 같은 상품 내에서도 유형별로 연 2회에 걸쳐 갈아타기가 가능해졌다. 신탁에서 펀드로 옮겨가거나 펀드 내에서도 주식형에서 채권형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계약 이전은 해지로 보지 않아 소득공제 및 이자소득 비과세 등의 세제상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계약 이전을 위해서는 옮겨갈 금융회사에 신분증과 통장(보험증권)을 지참해 계좌를 개설한 후 기존 거래하던 금융사를 방문해 계약 이전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다만 계좌를 분할하거나 일부만 이전할 수 없으며 압류나 가압류 등 법적으로 지급이 제한된 계좌도 이전이 불가능하다. 계약을 옮긴 경우 소득공제를 받기 위한 연말정산 서류는 이전한 금융회사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연금저축은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 상품이어서 확정금리형이나 채권형보다는 기대수익을 높일 수 있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주식형의 경우 적립식 투자로 가입 시점을 분산함으로써 이른바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를 볼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더 많은 주식을 사면서 주식 매입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연금펀드는 단기간 증시 등락에 따라 일시적인 수익률 등락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운용을 통해 수익률 회복을 노릴 수 있다. 실제 펀드평가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투자 원금(3455억원)이 가장 큰 '하나UBS인Best연금1(주식)'의 경우 지난해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최근 2년간은 12.30%의 손실을 보고 있지만 3년 전 투자자들은 32.21%의 수익을 내고 있다. 연평균 10%가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5년 수익률은 무려 134.25%나 된다.

만들어진 지 5년을 넘은 연금펀드의 유형별 수익률을 비교해 보더라도 주식형이나 주식혼합형이 채권혼합형이나 채권형에 비해 높은 편이다. 채권형은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크지는 않지만 최고 수익률을 거둔 '동양파워연금1(채권)'의 5년 수익률은 23.22%에 불과하다.

펀드에 새로 가입하거나 이전할 때는 단기 수익률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는지 잘 살펴보라는 지적이다. 주식형 연금펀드 5년 수익률은 최고 134%,최저 45%로 3배나 차이가 난다. 배 수석연구원은 "주식혼합형도 수익률이 2배씩 벌어지는 만큼 장기 성과가 우수한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