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9일 '허드슨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US에어웨이 여객기 불시착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미국 언론에는 155명의 목숨을 구한 체슬린 설렌버거 기장의 영웅담이 넘치고 있었다. 설렌버거 기장의 성공 요인을 독특한 시각으로 분석한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 글래드 웰에게 묻자 그의 결론은 한마디로 '1만9000시간의 비행 경험'이었다.

어떤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성공을 이루려면 최소한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알기 쉽게 풀이하면 하루 3시간씩 꼬박 10년의 노력이 있어야 1만 시간이 축적되고,특정한 분야에서 달인이 된다는 얘기다. 작곡가나 야구선수,소설가,스케이트선수,피아니스트 등 어떤 분야에서도 이보다 적은 시간을 연습해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된 경우를 발견하기는 힘들다. 세계적인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도 성공의 비결을 '99%의 땀과 1%의 영감'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박세리 김미현 김연아 최경주 박지성 선수 등은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 1만 시간 이상의 노력이 있었으리라 믿는다. 박세리 선수의 경우 수많은 시간의 노력도 모자라 정신력과 담력 증강을 위해 밤중에 공동묘지까지 다녀오는 훈련을 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전설적 미국인 골퍼 벤 호건의 일화도 유명하다. PGA 투어에 참여하는 일정 중에 여관이나 호텔에 투숙할 때면 쉬지 않고 퍼팅 연습을 했다고 한다. 2~3m 정도의 거리에서 의자 다리 모서리를 향해 50번 연속해 적중해야만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만일 48번째 실수가 나오면 1번부터 다시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더라도 성군(聖君)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창제를 위해 수많은 집현전 학자와 함께 많은 시간의 노력을 기울였다. 훈민정음이 세종 28년(1446년)에 공포되었으니,가히 20년은 노력을 기울였으리라.어찌 훈민정음 창제 하나뿐이랴.장영실로 하여금 자격루(물시계),앙부일기(해시계) 등 수많은 천문 관련 기술과 기구를 발명 제작하게 했고,농사직설의 편찬으로 농사법을 개선하는 등 재위 32년(1418~1450) 동안 오로지 백성을 위하는 위민(爲民)사상으로 수만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던가.

지난달 30일 제46회 무역의 날 행사가 있었다. 한국의 수출이 세계 9위권으로 도약했다고 한다. 국민 모두가 환영할 일이다. 자원이 빈약한 나라에서 기술과 상품개발,디자인에서 1만 시간 이상의 노력을 기울인 기술자,디자이너,해외시장 개척자,최고경영자(CEO)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 경제분야뿐만 아니라 과학 의학 문화 예술 교육 체육 등 각 분야에서 1만 시간의 구슬땀을 흘리는 노력으로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원해본다.

박철원 에스텍시스템회장 cwpark@s-t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