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ℓ당 33km 달리는 디젤車 나올 것"

"오는 2015년 디젤 엔진의 연비효율을 현재의 3배 수준으로 높이겠다."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보쉬의 국내법인 한국보쉬 디젤사업부는 7일 서울 여의도 서울시티클럽에서 '클린 디젤 글로벌 포럼'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 각국의 디젤(경유) 자동차 개발현황을 소개하며 이같은 발전 전략을 밝혔다.

박영후 한국보쉬 디젤사업부 사장은 "한국과 EU(유럽연합)간 자유무역협정(FTA) 시행으로 한국 자동차 시장 발전에 맞춰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강화한 클린 디젤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동차업계와 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린 디젤이란 각종 신기술이 적용된 자동차 동력부품을 사용해 디젤 엔진의 연비효율을 높이고 배기가스 배출은 줄이는 차세대 엔진 형식을 말한다. 디젤 엔진 보급률이 높은 서유럽 등지에서는 신규 등록 승용차 중 50% 이상이 이를 채택한 차다.

오강현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우리나라의 연료 수급 구조가 상당히 왜곡돼 있다"며 "세계적으로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와 함께 클린 디젤 개발경쟁이 치열하지만 국내에서는 잘못된 편견으로 인해 디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쉬 측은 "디젤 연료는 가장 에너지 밀도가 높은 연료"라며 "디젤 연료 50ℓ는 하이브리드차 등에 탑재되는 니켈금속전지 68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유르겐 게어하르트 보쉬 수석 부사장은 이와 관련, "에너지 밀도가 높은 디젤 엔진은 무궁무진한 개발 가능성을 갖고 있어 향후 20년 간 클린 디젤이 최선책으로 존재할 것으로 생각하며 2015년까지 디젤 엔진의 연비를 3배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어하르트 부사장은 이어 "향후 수 년 안에 100km 이상의 거리를 3ℓ의 연료로 달릴 수 있는, 즉 ℓ당 33km를 달리는 디젤차가 나올 것"이라며 "이에 따라 보쉬는 앞으로 선보일 부품의 효율성을 높여 최상의 동력장치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쉬는 본사 연구인력만 2만여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로 디젤 엔진과 관련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송용 중장비 차량의 디젤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며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보쉬는 클린디젤 개발을 통해 승용차 사업부문에서 손실분을 만회하고자 하는 계획이다. 현재 보쉬는 독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명차 브랜드를 비롯,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디젤차량의 50% 이상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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