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6일 만에 1600선을 회복했다. 3일 코스피지수는 23.37포인트(1.47%) 뛴 1615.00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967억원과 319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증시가 '두바이 충격'을 딛고 나흘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자 연말 상승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말부터 두 달 넘게 조정 국면을 거치며 가격 매력이 커진 데다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연말이 다가올수록 지수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나흘 연속 순매수를 보이며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 뒷받침된다면 '연말 미니 랠리'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날 증시에선 조선주 두산그룹주 등 대형 소외주들이 모처럼 큰 폭으로 뛰며 '키맞추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현대미포조선은 7.23% 급등한 8만4500원에 마감했다. 현대중공업STX조선해양이 각각 4.92%와 3.91% 뛰었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도 2% 넘게 올랐다. 중국 조선사들의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소외돼 있던 조선주 주가를 자극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자금이 국영 조선사와 대형 민영 조선사에만 지원되고 있어 중소업체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는 조선업의 공급 과잉 우려를 해소시키는 요인이므로 절대적인 저평가 상태에 빠져 있는 조선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전날 연중 저점(6만5200원)을 기록한 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은 6.82% 반등했다.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도 각각 4.19%와 3.70% 올랐다.

하지만 조선주와 두산그룹주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한 의견이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가격 매력으로 일시적인 매수세가 몰린 정도"라고 진단했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회사 측이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 수준을 많이 낮춘 데서 나타나듯이 실적 개선을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에선 실적이 좋지만 미국과 유럽의 건설경기가 살아나야 밥캣의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