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동차 대기업인 푸조시트로앵(PSA)이 일본 미쓰비시자동차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푸조는 2000억~3000억엔(약 2조6000억~3조9000억원)으로 미쓰비시 지분 30~50%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현재 세계 8위인 푸조가 15위인 미쓰비시를 인수하면 총 판매대수는 연간 445만대(2008년 기준) 규모로 현대자동차(420만대)를 제치고 6위로 부상한다. 두 회사의 결합은 다른 자동차 회사들의 합종연횡을 촉진해 세계 자동차업계 판도 변화를 몰고올 가능성도 있다.

두 회사가 결합하면 푸조는 미쓰비시가 갖고 있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노하우와 신흥국에 대한 사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고,미쓰비시는 자본 수혈을 받아 경영 재건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미쓰비시는 2000년 이후 잇따른 리콜로 경영이 악화돼 활로를 모색해왔다. 이 회사는 2000년 당시 독일의 다임러크라이슬러로부터 자본을 유치하기도 했지만 4년 만에 관계를 청산하고 미쓰비시그룹의 지원을 받아왔다.

푸조와 미쓰비시의 합병은 내년 6월 미쓰비시자동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일본 자동차 회사가 외국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자본을 유치하는 것은 1999년 프랑스의 르노자동차가 닛산에 자본을 투자한 이후 처음이다. 푸조와 미쓰비시의 결합은 미쓰비시 측이 먼저 제안해 긴밀한 협상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 푸조는 일단 50% 이상의 지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쓰비시는 제3자 배정 증자 방식으로 푸조에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을 내년 6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받을 계획이다. 1970년 미쓰비시중공업에서 자동차 부문이 분리 독립한 미쓰비시자동차는 2008 회계연도에 매출 1조9735억엔,548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종업원은 3만1905명이다. 푸조는 2008 회계연도에 매출 7조1133억엔,449억엔의 적자를 냈다. 종업원은 20만1700명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