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보유한 부실채권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값에 팔리고 있다. 은행들이 예상한 부실채권 손실률보다 낮은 할인율로 팔리고 있어 이미 적립해 놓은 대손충당금이 이익으로 환입되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 우리 신한 등 주요 은행들이 연말까지 부실채권 비율을 1%로 낮추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부실채권 매각 입찰에서 낙찰가율이 원리금 대비 80%안팎을 기록했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10%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라는 게 금융권의 얘기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9일 입찰에 부친 담보부 채권 1683억원이 원리금의 84.2%인 1417억원에 매각됐다고 밝혔다. 이번 부실채권 매각으로 하나은행은 원리금 대비 266억원을 손해봤으나 이미 대손충당금으로 530억원을 쌓아놓았기 때문에 연말 결산에서 264억원의 순익 증대 효과를 보게 됐다.

우리은행이 지난달 26일 공개매각한 부실채권 1200억원어치는 원리금 대비 79.3%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채권(특별채권)이 400여억원어치 포함돼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는 평가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26일 1880억원어치를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특별채권으로 구성된 865억원어치는 파인트리에쿼티가 가져갔고 담보부채권 1029억원어치는 유암코(연합자산관리)에 낙찰됐다. 신한은행은 구체적인 매각가격과 낙찰가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만족할 만한 적정가격"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인식/유승호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