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달러당 86엔 14년來 최고…日경제 버팀목 수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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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로금리 장기화 예상에
글로벌 달러매도 다시 확산
금값 온스당 1200달러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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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온스당 1200달러 육박
일본 엔화 가치가 달러당 86엔대로 1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폭등했다. 미국의 초저금리 정책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달러 값이 폭락하면서 엔화를 밀어올렸다.
2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2엔 상승(엔 · 달러 환율 하락)한 달러당 86.30엔을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인 달러당 87.10엔을 웃돈 것으로 1995년 7월 이후 14년4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엔화 가치가 치솟자 후지이 히로히사 재무상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히라노 히로후미 관방장관도 "외환시장을 면밀히 주시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며 재차 구두 개입에 나섰다. 하지만 엔화 강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 일본 경제
14년 만에 최고치로 뛴 엔고로 일본 경제는 설상가상의 처지다. 일본 경제는 최근 △만성적 물가 하락인 디플레이션(Deflation) △기업들의 대규모 증자에 따른 주가 하락(Dilution) △민주당(DJP · Democratic Party of Japan) 정권의 정책 부재 등으로 소위 '3D 불황' 위기를 맞고 있다. 그나마 일본 경제의 희망은 수출이었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수요 회복으로 자동차와 전기 · 전자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회복되면서 올 3분기 4.8%(연율 기준)의 깜짝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가파른 엔고로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이 1% 오르면 일본 수출은 0.7% 감소하고 성장률은 0.15%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 경제를 지탱해왔던 수출마저 무너지면 더블딥(반짝 경기상승 후 다시 하락)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FOMC 회의록이 달러 매도 촉발
달러화는 당분간 약세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아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되고 있는 데다 미 통화당국이 상당 기간 제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 재정적자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달러화 급락은 전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이 공개되면서 촉발됐다. 최근의 달러화 가치 하락이 질서있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뉴욕에 있는 ING캐피털마켓의 존 매카시 통화 트레이더는 "주요국 통화에 대한 심리적 지지가 깨지자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달러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매도세가 확산된 또 다른 이유로 내주 열리는 호주 중앙은행 금리 결정회의에서 추가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된 점이 꼽힌다. 자산거품 우려를 반영해 신흥국들이 잇따라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달러 캐리 트레이드 증가로 달러 약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러시아가 외환보유액의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캐나다달러를 보유외환에 추가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달러 약세를 이끌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미 재정적자로 달러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며 미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달러 가치는 50엔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달러 약세로 25일 국제 금값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온스당 1187.0달러로 뛰었다.
뉴욕=이익원/도쿄=차병석 특파원 iklee@hankyung.com
2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2엔 상승(엔 · 달러 환율 하락)한 달러당 86.30엔을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인 달러당 87.10엔을 웃돈 것으로 1995년 7월 이후 14년4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엔화 가치가 치솟자 후지이 히로히사 재무상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히라노 히로후미 관방장관도 "외환시장을 면밀히 주시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며 재차 구두 개입에 나섰다. 하지만 엔화 강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 일본 경제
14년 만에 최고치로 뛴 엔고로 일본 경제는 설상가상의 처지다. 일본 경제는 최근 △만성적 물가 하락인 디플레이션(Deflation) △기업들의 대규모 증자에 따른 주가 하락(Dilution) △민주당(DJP · Democratic Party of Japan) 정권의 정책 부재 등으로 소위 '3D 불황' 위기를 맞고 있다. 그나마 일본 경제의 희망은 수출이었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수요 회복으로 자동차와 전기 · 전자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회복되면서 올 3분기 4.8%(연율 기준)의 깜짝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가파른 엔고로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이 1% 오르면 일본 수출은 0.7% 감소하고 성장률은 0.15%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 경제를 지탱해왔던 수출마저 무너지면 더블딥(반짝 경기상승 후 다시 하락)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FOMC 회의록이 달러 매도 촉발
달러화는 당분간 약세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아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되고 있는 데다 미 통화당국이 상당 기간 제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 재정적자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달러화 급락은 전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이 공개되면서 촉발됐다. 최근의 달러화 가치 하락이 질서있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뉴욕에 있는 ING캐피털마켓의 존 매카시 통화 트레이더는 "주요국 통화에 대한 심리적 지지가 깨지자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달러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매도세가 확산된 또 다른 이유로 내주 열리는 호주 중앙은행 금리 결정회의에서 추가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된 점이 꼽힌다. 자산거품 우려를 반영해 신흥국들이 잇따라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달러 캐리 트레이드 증가로 달러 약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러시아가 외환보유액의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캐나다달러를 보유외환에 추가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달러 약세를 이끌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미 재정적자로 달러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며 미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달러 가치는 50엔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달러 약세로 25일 국제 금값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온스당 1187.0달러로 뛰었다.
뉴욕=이익원/도쿄=차병석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