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이 아파트를 분양할 때 반드시 지키는 원칙이 있다. 바로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최적의 분양시기를 '선택'하고 모든 프로젝트의 분양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경쟁력을 갖춘 곳에 '집중'하는 것이다. 한화건설은 이를 모든 마케팅 전략의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이는 다른 대형 건설사에 비해 미분양주택 수가 적고 내실있는 성장세를 이어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경주거문화대상 '마케팅 대상' 수상업체로 선정된 배경이기도 하다.

'한화 꿈에그린월드 인천 에코메트로(이하 인천 에코메트로)' 프로젝트에서 한화건설의 마케팅 능력은 확실히 돋보였다. 7146세대의 대규모 단지를 분양하기에 앞서 철저한 시장조사가 이뤄졌다. 분양성과 사업성을 철저히 분석하고 임직원들의 내부 토의,리서치 기관을 통한 외부 조사,전문가 조언을 받았다. 바로 인접한 논현지구 아파트와 송도 신도시의 시세를 분석해 가격경쟁력도 갖췄다. 그리고 전사적으로 인천 에코메트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2920세대의 1차 시범단지는 2006년 11월에 분양했다. 당시는 검단신도시 발표와 맞물리며 인천에 대한 기대감이 날로 커지고 있었다. 정확한 분양시기를 '선택'한 한화건설은 사전에 대규모 방송 · 신문광고를 통해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했다.

현장 마케팅도 병행했다. 분양 석 달 전부터 프리(Pre)마케팅을 진행했으며 분양 40일전엔 품평회와 전 직원에 대한 마케팅 교육도 실시했다. 연이어 부동산 사업설명회를 열고 주부홍보단을 꾸려 골프장,은행,법무사,세무사,의사협회,병원,관공서,학교 등 우량 고객이 집중하는 곳은 반드시 찾아갔다. 부녀회와 기업체 지역모임,동호회 등에서 설명회를 열고 지하철 역사와 주유소,시내 중심가,등산로,교회 앞에서도 홍보활동을 펼쳤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첫 주말에만 모델하우스에 10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청약경쟁률도 평균 9 대 1,최고 경쟁률은 29 대 1을 기록했다. 이 같은 여세는 '100% 계약'이라는 대성공을 거뒀다.

한화건설은 2차 4226세대를 분양하기 전에도 대규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인지도와 적정 분양가,희망 주택면적과 호감도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분양시기로 잡은 2007년 7월은 송도국제도시의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때였다. 2008년부터 시작된 전 세계적인 부동산 침체를 비켜갈 수 있었다. 1차 시범단지에서 쌓은 마케팅 노하우는 2차 분양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돼 평균 4.9 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철저한 '선택과 집중' 전략,그리고 이를 마케팅에 완벽히 적용한 덕분에 인천 에코메트로 분양은 말 그대로 '성공'이었다.

인천 에코메트로는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최대 규모의 미니신도시 개발사업이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인천 남동구 소래논현지구 239만㎡에 아파트 등 1만2000여세대,계획인구 3만5000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한국의 시드니' 건설을 목표로 세운 한화는 친환경 및 국제적 수준의 해양주거단지를 건설한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지난 7월부터 입주를 시작,현재 90% 이상의 입주율을 보이며 신도시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딛고 있다. 지난 7월에 입주한 11블록은 총 1622세대 규모다.

한화건설의 이런 마케팅 능력은 실적 향상으로 직결되고 있다. 한화는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매출 1조7429억원,수주 2조808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0%와 104% 늘어났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글로벌 건설회사'로의 성장과 '국내 톱10' 진입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실행전략으로 △해외 토목 · 건축 신규분야 적극 진출→해외사업 다각화 △강북 · 강남사업소 신설,인력 확충→서울 및 수도권 재개발 · 재건축 사업 수주 확대에 집중키로 했다. 아울러 공공사업 수주 확대를 위한 전국망 구축과 다양한 국책공사 참여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건설제도 변화 및 정부정책에 맞춰 저탄소 녹색성장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