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3일 국내외 우수 연구시설 및 중 · 고교 세종시 유치 청사진을 내놨다. 세종시가 자족 기능을 갖추기 위한 필수 요건들이다. 연구기관의 경우 인근 대덕 연구 · 개발(R&D)특구,오송 · 오창의 정보기술(IT) 및 생명기술(BT)단지와 연계하되 차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연구시설 확보 용지가 도시계획상 0.2%(약 12만9000㎡)에 불과,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국내외 연구기관 유치

연구기관의 경우 대상을 엄선해 꼭 필요한 기관만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시설 및 장비의 이전이 어려운 과학기술계 연구기관은 신규 연구시설 유치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대덕과 오송,오창과 연계시키면 기초과학→응용연구→사업화의 일관 체제 구축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국내 연구기관 중에서는 이미 이전 결정이 난 경제인문사회 분야 16개 기관 외에 국가핵융합연구소 제2캠퍼스,연구개발인력교육원,고등과학원 분원 등 3개 기관의 설립 또는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외 연구기관 중에서는 국제백신연구소,포항공대에 있는 아 · 태이론물리센터를 이전하고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협회를 유치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자사고,입주 기업이 설립

정부는 2030년까지 세종시 인구를 5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 아래 유치원 66곳,초등학교 41곳,중학교 21곳,고등학교 20곳,특수학교 2곳 등을 설립할 계획이다. 2011년 9월에 유치원 2곳,초등학교 2곳,중학교와 고등학교 각 1곳 등 4곳의 학교가 문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2013년 9곳,2014년 10곳의 학교를 신설한다.

특히 자율형 사립 · 공립고,특수목적고,마이스터고 등 우수 고교를 유형별로 1개씩 세우고 외국학교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자율형 사립고의 경우 세종시 입주 기업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해당 기업 임직원 자녀는 일정 비율 안에서 입학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세종시에 들어설 공립고 20개 중 1~2개는 자율형 공립고로 우선 지정할 계획이다. 과학고,예술고 등의 특목고는 2012년부터 연차적으로 1곳씩 개교하는 것을 추진하며 외고,국제고의 경우 교육과학기술부가 다음 달 초 발표할 예정인 고교체제 개편 방안이 나온 이후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다양한 경제적 배경을 가진 외국인을 수용할 수 있도록 등록금이 연간 700만~1500만원 정도로 차별화한 외국인 학교(초 · 중등) 5곳,대학원대학 형태의 외국 대학 4곳 내외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대학 정원 증원 · 재정 지원도

교과부는 세종시에 우수 대학을 유치하기로 하고 분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대와 KAIST,고려대 등 세 대학에 정원 증원뿐 아니라 재정 지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분교 설립이나 이전 등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정부가 대학에 줄 수 있는 것은 재정 지원과 정원 증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KAIST와 고려대는 세종시 쪽과 분교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논의를 하고 있다. 서울대는 공대가 제2캠퍼스 설립 제안서를 대학본부 측에 제출했으며 정운찬 총리도 여러 단과대가 참여하는 융 · 복합 캠퍼스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50만명 규모 도시의 대학 정원은 6000명이 적정한 것으로 알려져 입학정원 기준으로 서울대는 800명,KAIST와 고려대는 각각 300~400명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홍영식/정태웅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