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으로 치러졌던 사법고시 3차 면접시험이 강화되면서 올해도 10명 이상이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7~19일 사이에 치러진 3차 일반 면접시험에서 2차 합격자 1009명 가운데 34명이 부적격 점수를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법률 지식이 얕아 부적격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지난 20일 다시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치렀다. 이 단계에서도 부격적 판정을 받으면 최종합격자 명단에서 제외된다.

면접시험에 참여했던 수도권의 한 법원 부장판사는 "자신의 의사를 조리있게 전달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법전만 달달 외운 수준으로 법률 지식이 얄팍하다"고 말해 무더기 불합격생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법무부가 심층면접 제도를 도입한 것은 2006년 48회 사법시험부터다. 당시 사법고시 합격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자 부적격자를 가려내기 위해 형식적이던 3차 면접을 강화했다. 심층면접이 도입된 이후 3차 면접 불합격자는 2006년 8명,2007년 11명,2008년 10명 등으로 크게 늘어났다. 1999~2005년 사이엔 불합격자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최세훈 법무부 법조인력정책 과장은 "예전에는 한차례 형식적으로 치러졌던 면접을 2차례로 강화해 국가관이나 법률지식이 부족한 응시생은 최종 합격시키지 않고 있다"며 "매년 30여명의 응시생이 심층면접을 치르고 있고 이 가운데 30% 정도가 최종 불합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차 필기시험에 합격하고도 마음을 졸이는 응시자가 적지 않다. 3차 면접에서 떨어질 경우 1 · 2차 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이듬해 한 번 더 3차 면접에 응시할 수 있으나 꼬박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올해 4번의 도전 끝에 사시 2차에 합격한 김모씨(서울대 법학과 4학년)는 "사시 도전 때만 해도 2차 필기만 붙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여전히 2차 필기가 가장 큰 관문이지만 이제 3차 면접도 무시할 수가 없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사시 최종 합격자는 오는 27일 발표된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