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졌지만 과거 고점 때와 비교하면 평균 7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블루칩 종목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2일 우리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시가총액 50위 이내 핵심 블루칩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26.56%였으나 최근(11월19일 기준) 31.05%로 높아졌다. 올 들어 외국인이 연간 기준으로 5년 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블루칩 지분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블루칩에 대한 현재 외국인 지분율을 과거 고점 때의 지분율로 나눈 '순매수 복구율'은 평균 72.49%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과거 고점 때에 훨씬 못 미친다는 의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외국인의 순매수는 최근 4년간 줄여놨던 한국 주식에 대한 비중을 다시 높이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최소 1~2년 정도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올해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정보기술(IT) 종목들의 순매수 복구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80%에 육박,가장 높았다.

반면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은 40~60% 수준에 그쳤다. IT와 더불어 올해 국내 증시의 주도주 역할을 했던 현대차 현대모비스 LG화학 등도 순매수 복구율이 60~70% 수준에 그쳤다.

반면 금융주의 경우 KB금융의 순매수 복구율이 97.89%에 달했으며 신한지주(78.32%) 우리금융(89.77%) 등도 과거 고점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차은주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향후 외국인이 한국 투자 비중을 시가총액 비중 수준으로만 높여도 약 36조원의 글로벌 자금이 한국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 팀장은 "올 들어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상당수가 북미계 자금"이라며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한국시장에서의 외국인 매수 강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러나 "내년에는 환율과 유가 등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외국인은 특정 업종보다는 이익 창출 능력이 양호한 개별 기업을 중심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