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 "카레이서는 조기교육이 중요…카트부터 운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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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도 카펠로 아우디 'R8' 드라이버
왜 한국 출신의 세계적인 드라이버는 없을까? 서구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피겨 스케이팅,수영 등에서 1등 한국인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르망 24시','F1' 등 자동차 레이스만큼은 아직 미정복 분야다.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세 차례나 우승컵을 거머쥔 딘도 카펠로의 인터뷰는 답을 쉽게 찾아줬다. 유소년들이 차를 접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카펠로는 "여섯 살 때부터 아버지 몰래 모터바이크를 탔고,매년 수차례 열리는 카트(소형자동차) 대회에 열두 살 때부터 참가해 레이싱 드라이버로서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카펠로의 첫 인상은 드라이버는 왠지 거칠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질주 본능을 감추려는 듯 겉모습은 패션 디자이너를 연상시켰다. 작고 마른 체구는 경마 선수와 비슷했다. 카펠로는 카레이서의 기본 조건으로 조기 교육을 꼽았다.
"10~14세부터 카트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유럽에서는 6~10세에 50cc,60cc 모델을 가지고 레이스를 시작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운전 기술을 배우면서 재능을 발견할 수 있거든요. 꼭 운전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도 터득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드라이버의 99%는 카트에서부터 운전을 시작했을 것입니다. "
이 같은 환경을 반영하듯 카펠로의 모국인 이탈리아에서는 완성차 업체의 80% 정도가 카트를 생산,소형 자동차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 치고 고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카펠로도 마찬가지다. "경기와 트레이닝을 포함해 1년 중 200일 정도를 레이싱 트랙 위에 있습니다. 실전이 연습이고,연습이 곧 실전이라는 게 제 지론입니다. " 그는 성공의 비결로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였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면 운도 따라야 합니다. 제가 르망 챔피언인 것은 맞지만 저보다 더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단지 그들에겐 저 같은 기회나 운이 주어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
르망 24시는 한숨도 자지 않고 하루 내내 험로를 달린다. 카펠로는 가장 어려운 순간을 "유혹의 손길이 다가오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토요일 오후 3시에 시작해 일요일 같은 시간에 레이스가 끝납니다. 오로지 경기만 생각하며 달리다 일요일 새벽 동틀 무렵이 찾아오면 그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하루가 끝났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됐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거든요. "
카펠로의 방한은 고성능 스포츠카 'R8'홍보차 아우디코리아 초청으로 이뤄졌다. 그는 '아우디 R15 TDI'로 올해 르망 24시에 참가(3위 기록)하는 등 줄곧 아우디 전속 드라이버로 활약하고 있다. R8에 대해 그는 "아우디 최고 성능의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운전할 때는 매우 부드럽고,운전이 어렵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며 "직접 운전을 해보면 R8 성능의 80% 정도만으로도 최고를 만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