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초콜릿,고대 빵,연세 우유,이대 배즙.'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 사이에 '수능 대박'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이다. 과거 '대학에 철썩 붙어라'는 의미로 선물하던 엿이나 찹쌀떡 대신 특정 대학 이름이 들어간 선물들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수험생 목표에 따라 수능 선물도 차별화된 셈이다.

'서울대 초콜릿'은 2007년부터 학생회관 매점 등 서울대 안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한 재학생의 아이디어로 상품화된 이 초콜릿은 입소문을 타고 올해 최고의 수능 선물로 자리 잡았다.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매장별로 하루 수백개씩 팔리고 있다. 일선 고교 교사,학원 강사,과외 교사,수험생 학부모 등이 주요 고객이다. 10일 오전 학생회관 매점에서 초콜릿을 산 서울대 재학생 김정기씨(20)는 "재수 중인 친구의 목표가 서울대라 특별히 선물로 준비했다"며 "엿보다는 목표의식 고취 측면에서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매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올 들어 입소문을 타면서 받아둔 물량이 예상보다 일찍 팔려 추가 주문한 상태"라고 밝혔다.

'고대 빵'도 수능을 앞두고 평소보다 매출이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날 고려대 하나스퀘어 내 상점 '고대빵' 앞에는 빵을 사려고 기다리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고대빵 관계자는 "최근엔 예약 판매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줄서 있던 고대생 양지영씨(24)는 "서울대 초콜릿도 샀다"며 "연세 우유와 함께 3종 세트를 준비해 동생에게 선물할 생각"이라며 웃었다.

1971년부터 시중에 판매된 '연세 우유'도 최근 덩달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연세 우유는 대리점을 통한 배달로만 공급돼 구입하기가 힘들다는 애교 섞인 불만도 나오고 있다.

특정 대학을 연상케 하는 제품도 인기다. '이대 배즙'이 대표적이다. '배꽃'을 의미하는 이화여대 이름 덕분에 '이대 배즙'을 선물하면서 합격을 기원한다. 성균관대 지망생들에겐 1000원짜리 지폐가 수능 대박 선물이다. 1000원짜리에 그려진 퇴계 이황과 그 배경인 명륜당 때문이다. 성대 관계자는 "이황은 과거 성균관 대사성으로 지금의 성대 총장과 같다"며 "명륜당은 예전에 성대생들의 종합강의동으로 쓰였던 건물이라서 1000원권 선물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