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띤 토론을 통해 인재 육성에 대한 열정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인재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 데 필요한 분야도 폭넓게 다뤄야 한다. "

지난 5일 막을 내린 '글로벌 인재(HR)포럼 2009'를 결산하는 특별좌담에서 전문가들은 인재포럼이 '문제 해결의 허브(Hub)'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세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험난한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자원,불황이 없는 자원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포럼에서는 기술과 지식 중심의 인재개발 패러다임에 벗어나 사회적 책임,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룰 것을 권했다. 무엇보다 2010년 G20 정상회담이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을 기회로 인재 육성 주도권을 한국이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영설 사무국장=제4회 인재포럼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 행사의 의미와 소감을 말해달라.

△김영길 총장=올해의 의제인 '모두를 위한 창의적 인재 양성(Creative Education for All)'은 아주 시의 적절했다. 1회 포럼부터 매년 참여했지만 특히 금융위기 속에서 대학과 기업이 일방향 인재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도너번 소장=젊은이들을 창조적으로 키우려고 고민하는 많은 한국인들을 만나 반가웠다. 미국은 그동안 감성이나 창의성 등 직관과 연관된 '우뇌'를 개발하는 데에는 비교적 성공했지만 수리나 논리,합리적인 사고를 관장하는 '좌뇌' 교육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어린 학생들이 아시아나 다른 나라 또래의 학생들에 비해 수학을 바탕으로 한 엔지니어 분야에서 능력을 잃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의 상황을 인식하고 서로 협력을 얘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김 총장=지난 45년간 우리의 지식창조 교육은 좌뇌에 초점을 맞춰왔다. 사회가 빠르게 산업화되는 과정에서는 아주 효과적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전문화뿐만 아니라 종합화가 이뤄져야한다. 미 코넬대 등 이번에 방한한 유명 해외 대학 학장들이 여러 전문 분야를 포괄하는 협업 학제(inter-disciplinary)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맥카렌 소장=얼마 전에 우리 대학이 슬로건을 바꿨다. '혁신하라 그리고 교육을 창조하라(Innovate,create education)'다. 가치있는 학생과 직원들은 재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 국장= 더 보완해야 할 부분은.

△프란츠 테로켄 직업교육담당=전 세계 전문가들이 왔는데 서로의 의견과 관점을 듣는 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젊은 사람들은 더 토론하며 답을 찾고 싶어 한다.

△맥카렌 소장=차나 음료를 마시면서 세션이 끝난 후 별도로 자리를 마련해 의견을 나누면 더 결과물이 커질 것이다.

△권 국장=귀중한 의견이다. 인재포럼이 추구해야 할 내년 트렌드를 예측해달라.

△김 총장=내년에 한국이 G20을 개최한다. 최근 워싱턴 소재 글로벌개발센터(CGD)가 발표한 상위 선진 22개국의 빈곤국 개발기여도지수를 보면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꼴찌다. 대외원조,통상,투자,환경,기술 등 여러 분야가 있겠지만 '인재육성'과 '교육'에서도 한국의 역할을 더 키워야 할 것 같다.

△권 국장=저개발국가에 더 신경 쓰겠다.

△김 총장=그동안 '인재'라고 하면 '인간(human-being)'에 대한 전인적인 교육이라기 보다 경제개념으로 교육을 설명했다. 우리에게 교육은 '번영' '발전'과 같은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이제는 도덕과 사회적 책임,문화,해외,정치 등 다른 것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맥카렌 소장=공감한다. 그동안 우리는 국가와 사회가 개인에게 어떤 교육과 혜택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제는 인재가 지역사회에 보답할 수 있는,즉 사회에 재환원되는 인재를 양성할 방법을 생각할 때다.

△테로켄 직업교육담당=독일에서는 산업현장의 경쟁력을 책임지던 기술직 엔지니어들이 은퇴하면서 5년 내 기술인력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등은 학교를 졸업해도 갈 곳이 없는 사람이 많다. 세계적인 시각에서 인재의 관리와 이동을 고민해 볼 만하다.

한편 결산좌담에 참석하지 못한 김광조 유네스코 아태지역본부장도 몇 가지 제안을 했다. 그는 "한국이 내년 G20을 기점으로 '세계 인재 개발'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며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UN 등 국제기구에서 일본인들의 영향력이 큰데 이것은 어려서부터 인재들이 경험을 쌓도록 사회적으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젊은 인재들이 보다 해외로 눈을 돌릴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리=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