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하고 있는 '하찮은' 일이 큰 변화를 일으키는 전조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정도는 아니라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언젠가는 폭발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현재가 의미 있지 않을까.

이럴 때 꼭 맞는 용어가 있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즉 변곡점이 그것이다. 지리한 횡보가 계속돼다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변화의 곡선(주로 S곡선)을 타고 폭발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그 지점이 바로 티핑포인트다. 한 해 몇만 대 팔리지 않던 팩시밀리가 1987년 티핑포인트를 맞아 100만대를 돌파하며 전 세계인이 쓰는 사무기기가 된 것이 좋은 예다.

경영 혁신 활동에도 티핑포인트가 있다. 발전이나 성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바로 그 지점이다. 그 지점에 이르기까지는 여간해서 발전의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이럴 때 스스로 좌절하거나,주위의 간섭 때문에 낙마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언젠가는 반드시 성장의 변곡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이왕이면 그 발전의 터닝포인트를 더 빨리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에서 변화를 주도할 때 그러니 너무 조급할 것 없다. 대신 변화를 일으키는 동인에 대해서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변화의 핵심이 되는 급소를 찌를 수 있어야 한다. '티핑포인트 리더십'을 주창한 김위찬 인시아드 교수는 급소를 찌를 때 가장 중요한 조치로 '충격적인 현실'을 꼽았다. 최근 이건희 전 회장의 뜻에 따라 창립기념일 하루 전에 전격 발표된 지펠 냉장고의 대량 리콜은 삼성 직원들에겐 충격적인 현실이었을 것이다.

발전은 과거의 연장선상에서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 아니다. 충격적인 조치로 변곡점을 빨리 당기지 않으면 성장은 요원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충격적인 현실,경영자인 당신이 먼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