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주들이 미국 CIT그룹 파산 소식에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발 금융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로 당분간 은행주들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지만 순이자마진(NIM) 회복으로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인 시각을 거둘 시점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2일 우리금융이 1만6100원으로 2.13% 하락한 것을 비롯해 하나금융(1.66%) 신한지주(0.76%) KB금융(0.68%) 등이 줄줄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외환은행과 기업은행은 외국인 매물에 밀려 각각 3.62%와 3.05% 급락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와 은행들로 구성된 KRX은행업종지수도 1.59% 하락하며 코스피지수보다 부진했다.

중소기업 대출 전문 은행인 CIT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또다시 금융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국내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졌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CIT그룹의 파산은 예견됐던 일인 데다 국내 은행들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미국 상업용 부동산 문제 등 경계심을 자극할 만한 이슈들이 반복되고 있어 당분간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급 불안에 외부 악재가 겹치면서 은행주의 낙폭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은행주들의 주가 하락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심리적인 부담감에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조정 국면에서 은행주들은 상대적으로 덜 빠지며 하방 경직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최선호 종목으로 KB금융을 꼽았다. 구 연구원은 "KB금융의 3분기 실적은 기대치에 다소 못 미쳤지만 4분기엔 순이익이 2750억원으로 1737억원이었던 3분기보다 60% 가까이 급증할 전망"이라며 '단기 매수'였던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자동차업체 포드가 3분기에 예상외로 흑자를 기록하고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의 10월 제조업 지수도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면서 장초반 1% 정도 상승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