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총리 "세종시, 명품도시 만들테니 믿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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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첫 방문…민심 달래기
"고향인데 관심 없겠나…연기군수에 "단식 풀라" 설득
"고향인데 관심 없겠나…연기군수에 "단식 풀라" 설득
정운찬 국무총리는 30일 세종시를 방문했다. 세종시 수정론의 불을 지펴온 정 총리가 현장을 찾은 건 취임 한 달여 만에 처음이다.
세종시가 고향(공주시 탄천면)인 정 총리는 시종 '제가 태어난 곳''대대손손 잘사는 도시''믿어달라'고 하는 등 다소 감성적으로 접근하며 충청권 달래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2시20분께 100여명의 시위대를 뒤로 한 채 대형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곧바로 건설 현장에 도착,전망 타워로 올라갔다. 건설 현장을 한 눈에 둘러보기 위해서다. 정 총리는 타워 전망대에서 현장 소장의 간략한 브리핑을 들은 뒤 "와서 보니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금강도 흐르고 있고…. 세종시를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만들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충청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데 수정안을 어떻게 설득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 총리는 "대대손손 나라와 이 지역이 동시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이어 "땅과 예산을 줄인다는 소문이 있는데 땅을 줄이는 일은 없고 예산은 더 늘리겠다. 조금만 참아주면 훌륭한 자족도시를 만들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72.91㎢(2300만평)의 광활한 토지,금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다. 기업들이 입주하기 아주 좋은 곳 같다"며 "비공식적으로 세종시에 입주하려는 의사를 밝힌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여럿 있는 것으로 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세종시로 이전할 행정기관(9부2청2처)을 대폭 줄이는 대신 기업과 대학,연구소 등을 유치해 자족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수정안의 밑그림을 제시한 것이다.
정 총리는 고향을 방문한 후 연기군청에 들러 행정수도 정상 추진을 촉구하며 9일째 단식 중인 유한식 연기군수와 군의회 의원을 만나 "좋은 대안을 내놓을 테니 단식을 접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연기군수에게 "행정만으로는 안 된다"며 "울산 포항 광양 등이 다 여기처럼 허허벌판이었다. 여기도 (울산처럼)그렇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가 고향을 짓밟겠느냐.나를 믿어달라"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공주시에서 열린 '충남중부권 광역 상수도 사업' 준공식에서 치사를 통해 "세종시와 관련해 여러분들의 걱정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조금 전 세종시 건설 현장에 다녀왔는데 참으로 천혜의 조건을 갖춘 입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명실상부한 자족 기능을 갖춘 명품 도시로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됐다"고 했다.
세종시=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