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상권을 활성화한다?'

생뚱맞은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현실화되고 있는 일이다. 아파트 입주민이라면 누구나 내야 하는 아파트 관리비 경감을 내걸고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이 다양한 유인책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전북 전주시는 아파트 단지별로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조사해 쓰레기 감소폭이 큰 단지에 관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음식물쓰레기 배출량 비례제를 시행한 이후 단독주택의 음식물쓰레기는 23.4% 줄었으나 아파트 단지의 감소폭은 그리 크지 않았던 데 따른 것이다. 전주시는 12월까지 단지별로 감량 실적을 파악해 내년 1월에 지원 대상 아파트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벌써 '어떻게 하면 관리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이 온다"며 "부녀회나 관리사무소가 주도해 단지 내에 선도 방송을 하거나,음식물쓰레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세대별로 탈수기를 설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새로 지어진 상가의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 송도신도시에서는 아파트 관리비 할인이 상권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등장했다. 송도신도시 입주민이 신도시 내의 상가를 많이 이용할수록 아파트 관리비를 깎아주기로 한 것이다. 송도국제도시개발회사(NSIC)의 자회사인 송도유라이프는 단지 주변 상가들과 가맹 계약을 맺고 입주민들의 상가 이용액의 1~20%를 포인트로 적립해 관리비를 할인해 주기로 했다. 송도유라이프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요구가 있었던 데다 근린상가 활성화를 바라는 주변 상인들의 호응도 높다"며 "다음 달부터 서비스가 시작되면 많게는 한 달에 세대당 6만~7만원까지 관리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