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위 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3분기 실적을 29일 발표했다. KB금융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성적표를 내놓은 반면 우리금융은 KB금융의 3배에 가까운 이익을 내 금융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우리금융 '어닝 서프라이즈'

3분기 중 당기순이익이 4838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최대다. 전분기 순이익(2231억원)보다 116.8% 증가했고,작년 같은 분기(1575억원)보다는 207.2% 늘었다. 지난해 3분기부터 금융위기가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추세상으로 볼 때 위기 이전 수준으로 수익력을 회복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1~9월 누적 당기순이익도 8692억원으로 늘어나 작년 같은 기간 누적순이익 1조1193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 같은 누적순이익 규모는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양해각서(MOU)의 연간 순이익 목표(8363억원)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실적 개선의 주요인은 경기회복 등에 따라 부실채권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상각이나 매각을 통해 정리한 부실채권까지 포함한 실질연체율이 1.47%에서 1.13%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대손비용은 2분기 4319억원에서 3분기 3496억원으로 823억원 감소했다.

총운용금리에서 총조달금리를 뺀 순이자마진은 2분기 1.75%에서 3분기엔 1.94%로 한 분기 만에 무려 0.19%포인트 높아졌다. 임금반납이나 예산절감 등을 통해 판매관리비를 줄이고 우리은행 잠실 전산센터의 매각(1383억원 이익발생)도 도움이 됐다. 계열사별 3분기 순이익은 주력계열사인 우리은행이 4110억원으로 전분기 1713억원보다 140% 증가했으며 △우리투자증권 1705억원△경남은행 1565억원△광주은행 482억원△우리파이낸셜 160억원 등이었다.

◆KB는 실적 소폭 개선

KB금융지주는 3분기 중 당기순이익이 1737억원으로 전분기(1100억원)에 비해 57.9%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과 비이자부문 이익이 좋아졌다. 3분기까지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522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조3074억원에 비해 71.5% 감소했다. 우리금융과 비교할 때 수익력 회복 속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중 이자부문 이익은 1조476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 증가했다. 비이자부문 이익은 전 분기에 비해 259.7% 늘어난 1489억원을 기록했다. 충당금 전입액은 2분기 대비 소폭(0.7%) 감소한 5524억원을 나타냈다.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3분기 23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2분기(2277억원)와 비슷한 수익을 남겼다.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NIM은 3분기에 2.20%를 기록,전 분기에 비해 0.04%포인트 올랐다. 은행의 안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과 기본자본(Tier1)비율은 9월 말 각각 13.85%와 10.65%였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55%로 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 감소했고 신용카드 연체율도 1.27%로 2분기보다 0.35%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03%포인트 상승한 1.02%를 보였다.

김인식/강동균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