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장안이 10 · 28 재선거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릉을 제외한 4곳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판세상 수원 장안이 승패의 '키'가 될 것이라는 게 여야의 공통된 시각이다. '3 대 2 싸움'의 결과가 수원 장안에 달렸다는 얘기다. 여야 지도부가 출근도장을 찍듯 열을 올리는 이유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선거 운동기간 이틀을 남긴 26일 '수원 장안'에 올인했다. 오전에 열린 박정희 대통령 30주기 추도식 행사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면 아침 6시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수원 장안구 구석구석을 누비며 박찬숙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평소 강골로 알려진 정 대표지만 수면 부족을 호소할 정도로 격전이다.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물론 심재철 차명진 임해규 등 수도권 의원들도 상주하며 선거를 돕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박 후보가 여전히 앞서고는 있지만 오차범위 내라 결코 안심할 수 없다"며 "선거일 당일 지지층의 결집여부와 투표율이 희비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전날까지의 수원유세를 마치고 이날은 양산으로 달려갔다. 수원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손학규 전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잠시 맡겨두고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양산에 손을 보태기 위해서다. 마지막 유세는 수원 장안으로 잡고 있다. 김진표 최고위원은 "막판으로 갈수록 혼전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통상 이럴 경우 야당에 유리하지만 보수적 지역특성상 야당의 '숨은 표'가 얼마나 투표로 이어질지가 고민"이라며 적극적인 투표참여를 독려했다.

이번 '수원성 전투'결과는 향후 여야 지도체제뿐 아니라 정치지형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3석(수원 안산 양산) 민주당 (충북 4군) 무소속(강릉)의 의원직 상실로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서 각당은 3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강릉과 양산에서의 우위를 얘기하고 있고 민주당은 안산 상록을과 충북에서 우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이 수원 장안을 잡아 전체 3석을 얻는다면 '재보선은 집권여당의 무덤'이라는 인식을 깨면서 정 대표체제도 내년 지방선거까지 순항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향후 정책드라이브가 보다 탄력을 받게 되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반면 민주당이 수원 장안을 얻어 중부권을 석권할 경우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사업에 대한 야권의 반대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원 장안은 단순 수도권 1석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수도권의 경우 서울 출퇴근 유권자 비중이 높은 지역특성상 30~40대 투표율과 함께 손 전 대표 측과 박찬숙 대표의 조직싸움도 관전포인트"라며 "특히 수원 장안 결과는 당권과 대권구도가 맞물려 있는 민주당에 더 큰 파장을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백상경 인턴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