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인구 8600만명,한반도보다 1.5배나 넓은 국토,그리고 다양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유망신흥시장이자 동남아시아의 미래경제대국이다. 특히 베트남은 오랜 역사를 통해 숱한 외침 속에서도 민족의 독립과 자존을 지켜내고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인재대국으로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베트남은 불교 숭상과 유교적 전통문화가 면면히 흘러내려 사회주의 체제 아래 있지만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 우리처럼 '아시아적 가치'가 몸에 배어 있다.

한국은 월남전으로 인한 한때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1992년 베트남과 공식 수교를 체결했다. 그 이후 한-베트남 간 교역량은 1992년 5억달러에서 2008년 100억달러 규모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한국의 대 베트남 직접투자 누계는 101억7000만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2007년에는 한국의 세 번째 투자대상국이 됐다.

베트남은 1986년 사회주의 경제운용체제로부터 쇄신을 뜻하는 도이머이(Doi Moi)정책으로 경제개방과 시장원리를 도입한 이후 아시아 금융위기 기간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은 연평균 8% 가까운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베트남의 대외개방은 최근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1995년 베트남은 7번째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 회원국으로 공식 가입해 동남아시아 역내 경제통합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베트남은 적대국이었던 미국과도 2001년 미국-베트남 무역협정을 발효시킨 이후,2006년 미국으로부터 항구적 정상교역관계(PNTR) 국가의 위치를 획득했고,마침내 2007년 1월 세계무역기구(WTO)의 회원국으로 가입해 국제경제체제에 본격 편입하게 되었다.

베트남은 현재 1인당 소득 1060달러 수준에서 세계적 경제위기 극복에 진력하면서 본격적 경제개발을 위한 발전전략 등을 과감히 추진하고 있다. 풍부한 해양유전과 석탄,다양한 광물자원과 근면한 노동력으로 세계적 다국적 기업들을 유치해 인도차이나 반도의 경제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의 최근 적극적 경제 근대화 과정에서 대외지향 정책으로 압축공업화에 성공을 거둔 중강국(中强國) 한국의 경험은 중요한 시사점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IT기술에 기반한 한국의 전자정부시스템과 세계 건설시장에서의 다양한 경험 등은 베트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해외시장 확대와 자원개발 등 국제화 전략에서 베트남은 규모와 실질에서 중요한 파트너로서 위상을 지니고 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대외공적원조(ODA)를 대폭 확대,개도국과 우리의 발전경험을 공유 하려는 중강국 '소프트 파워'대외정책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한-베트남 경제협력 강화는 명실상부한 윈-윈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노이에서 양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와 기업 및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한국과 함께하는 경제발전 포럼'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한-베트남 주간'(10월18~24일) 행사는 양국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게 될 것이다.

한국은 일찍이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개념을 구현하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으며 아세안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이미 발효시켰다. 이제 그 여세를 몰아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건설에도 진력하고 있다. 앞으로 한-베트남 경제협력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문화,교육,인력개발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협력사업을 심도 있게 추진하면'한강의 기적'에 이어'메콩강의 기적'을 세계경제개발사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두 개의 기적 위에 한국과 베트남은 앞으로 전개될 동아시아 경제통합운동에도 커다란 초석을 함께 놓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안충영 < 중앙대 국제대학원 석좌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