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가 끝난 다음에 직원을 고용하고 훈련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

드미트리 샤하노프 러시아국영철도 부사장은 "위기일수록 유능한 인재를 가능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기가 발생했다고 대규모로 해고하면 경기회복 이후 실적을 극대화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국영철도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지난해 23%에 이어 올해도 운송량이 21%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인원 감축 규모는 3900명에 불과하다. 서쪽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극동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러시아 전역에 걸쳐 120만명이 근무하고 있는 데 비하면 감축 규모는 0.3% 수준이다.

공기업이지만 수익성을 무시할 수 없는 러시아철도는 임금을 5% 삭감하고 근무시간을 줄이는 등 비용 부문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전체 인력을 유지하고 있다. 샤하노프 부사장은 "고통 분담만으로 인력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업무 관련 능력 업그레이드나 석 · 박사 과정 교육 등 재교육에도 직원들을 배치하고 있다"며 "위기가 끝나 운송량이 늘어나면 유능한 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하노프 부사장은 "6월 이후 운송량 감소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6%대로 축소됐다"며 "운송량을 기준으로 볼 때 세계적 불황은 점차 호전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철도는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2006년부터 '러시아철도의 젊은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각 대학 석 · 박사 과정 학생에게 대규모 장학금을 주며 '입도선매'에 나서고 있다. 박사 과정에는 월 4500루블(약 18만원),석사과정에는 3000루블씩 지급하는 방식이다. 전국 9개 철도 관련 대학에서 2만6000명이 재학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매년 4000명 정도가 러시아철도에 입사한다.

기존 직원에 대한 재교육도 철저하다. 전국 54개 교육센터에서 1년에 한 차례 이상 전 직원이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회사의 발전이 직원 각자에게도 이익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우수 직원은 대학원 등을 통한 재교육도 받는다. 특히 해직하는 직원은 재취업하려는 직업에 필요한 전공 지식을 충분히 교육한 다음에 퇴직시키고 있다.

샤하노프 부사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러시아 83개 행정구역(한국의 지방자치단체에 해당) 가운데 대졸자 평균 임금이 러시아철도와 같은 곳이 4곳뿐이며 나머지는 다 낮다"며 "대졸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모스크바=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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