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이 급등세로 돌아서자 외국인이 수출주를 중심으로 다시 순매수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수급악화로 거래가 극히 부진한 상황이어서 시장은 환율 같은 외부변수의 급등락에 크게 출렁이는 양상이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오후들어 외국인 순매수 전환에 힘입어 상승세로 반전,8.71포인트(0.53%) 상승한 1649.07로 마감해 하룻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증시가 하락했다는 소식에 내림세로 출발한 지수는 '수급선'으로 불리는 6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1614선까지 밀렸으나 환율이 1170원대를 회복한데 따라 외국인이 매수를 늘리자 오름세로 반전했다.

외국인은 최근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는 철강 금융 등의 대표주와 함께 삼성전자 삼성SDI 기아차 등 수출관련 대형주를 주로 사들였다. 이 덕분에 하락세로 출발했던 삼성전자가 0.67% 소폭 상승하며 마감한 것을 비롯해 현대차(1.10%) 포스코(0.74%) 현대모비스(0.66%) 등 시가총액 10위권 블루칩들이 모두 상승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우려감이 컸던 환율이 오랜만에 급등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며 "4분기 실적전망도 나쁘지 않아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지수는 1650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시장 체력은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의 거래대금은 4조3000억원대에 그쳐 지난 7월 3일(4조1222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수가 1700선을 향해 달려가던 지난 9월 중순에 비하면 절반 이하에 불과한 수준이다. 거래량도 2억6700만여주에 머물러 작년 8월말 이후 가장 적었다. 이 때문에 이날 외국인이 순매도와 순매수를 오간 사이 지수는 34포인트 이상 출렁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최근 20일간 지수 종가와 시가의 차이 합계를 종가로 나눈 값인 '시장에너지' 지표는 마이너스 7.6을 기록중이다. 종가가 시가보다 낮은 '전강후약' 장세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