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이란 정파간 갈등으로 발생한 폭탄테러로 군 고위간부 등이 사망하며 이란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이로 인해 이란과 서방간 핵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FP통신은 19일 이란 남동부에서 지난 18일 발생한 자살 폭탄테러로 최정예 혁명수비대 고위간부 7명을 포함,모두 42명이 숨졌다고 현지 프레스TV를 인용해 보도했다.파키스탄과 국경지대인 시스탄-발루체스탄주의 피신시에서 일어난 이번 테러로 인한 사망자에는 누르-알리 슈시타리 혁명수비대 육군 부사령관과 모하마드-자데 혁명수비대 시스탄-발루체스탄주 사령관 등 군 고위인사들도 포함됐다.숨진 혁명수비대 간부들은 이날 피신시의 한 체육관에서 이슬람의 양대 정파인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의 화합을 위한 회의에 참석하는 도중 체육관 입구에서 폭탄조끼를 착용한 테러범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아파가 다수인 이란에서 소수 수니파의 무장세력인 ‘준달라(신의 군대)’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준달라는 이란 체제에 맞서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파키스탄 국경지대를 근거지로 삼고 20년 넘게 테러와 납치 등의 반군 활동을 펼쳐왔으며 혁명수비대와 빈번히 무력 충돌을 해왔다.이란은 지난 7월 준달라 소속 회원 13명을 처형했었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공격의 배후조직을 궤멸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응징하겠다고 밝혀 피의 보복이 시작될 것임을 암시했다.이란 외무부는 이와 관련,파키스탄 대사관 공사를 불러 “테러리스트들이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으로 잠입했다”고 항의하면서 파키스탄 측에 이들의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했다.

한편 이란 주요 인사들은 준달라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알리 라리자니 의회 의장은 “이번 공격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란에 화해의 손을 내밀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번 공격으로 그는 자신의 손을 불태워 버렸다“고 비난했다.미국측은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안보 전문가인 폴 비버는 “핵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