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DTI 규제확대에 따른 주택시장 소강국면이 짧으면 올 연말,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정부의 대출규제 확대가 아파트 가격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전세시장에는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말까지 거래 위축 불가피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내년 초까지도 거래 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한번 발표되면 최소 3개월 정도는 '약발'이 먹힌다"며 "내년 초까지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광일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역시 "연말 금리인상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는 데다 특별히 호재로 작용할 요소가 없어 이른 시일 내 집값이 반등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부 대책에 대해 올 들어 급격하게 늘어난 주택 대출을 막기 위해선 불가피했다는 진단이다. 김일수 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9월 한 달간 제2금융권 부동산담보 대출액이 9조원이나 늘어나 올 들어 9월까지 주택담보 신규대출이 35조원에 달했다"며 "주택 금융 부실이 확대되면 향후 더 큰 폭탄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시장 불안요소로 작용

김희선 부동산 114 전무는 "연말까지는 상황이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아파트 거래시장 위축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 전무는 "DTI 규제의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적정량의 주택거래 회전조차 안 되면서 이들이 전세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최근 문제가 됐던 전셋값 상승이 재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전세시장 불안이 장기화되면 다시 매매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수요자 피해 볼 수도

전문가들은 DTI 규제확대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지나치게 숨통을 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제2금융권까지 확대한 것은 지나친 면이 있다"며 "이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되레 피해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와 관련,서민들에 대한 대출 규제는 풀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일수 팀장은 "무주택자나 서민층에게는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