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 태평양 지역 소비가 지난해 미국을 사상 처음 제쳤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비자의 글로벌 상업소비지출(CCE)지수를 인용,지난해 아 · 태 지역 소비가 23조400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 · 태 지역은 미국을 제치고 유럽(31조9000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권 소비 지역으로 부상했다. 이는 미국이 소비하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이 수출하는 글로벌 불균형이 금융위기를 계기로 서서히 조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 세계 소비 지출은 90조2000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글로벌 불균형의 주범으로 지목받던 중국의 소비가 7조2000억달러로 아시아 전체 소비의 3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 소비는 금융위기 속에서도 전년 대비 28.3% 늘었다. 중국에 이어 △일본(6조2000억달러) △인도(2조7000억달러) △한국(2조1000억달러) △호주(1조5000억달러) 순으로 아시아 지역 소비를 주도했다. 이들 5개국의 소비지출이 아 · 태 지역 전체 소비의 84%를 차지했다.

중국 소비시장의 급성장은 수출 의존 성장모델을 내수 주도로 전환하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에서 65개의 마트를 운영 중인 홍콩계 유통업체 타임스 인수전에 중국의 우마트에 이어 한국의 롯데쇼핑이 뛰어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아 · 태 지역에서 소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미얀마로 전년 대비 40.3%를 기록했다. 베트남 소비도 29.4% 늘어났다.

아 · 태 지역의 견조한 소비 증가세는 미국의 소비 파워가 줄어드는 시점과 맞물려 글로벌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중국의 명품시장 규모가 올 들어 미국을 제치고 일본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아시아의 고급 소비시장도 높은 성장 추세다. 이에 따라 루이비통 구찌 등 세계적 명품업체들의 중국 진출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