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사회를 만든 것이 바로 우리라는 점입니다. 우리의 요구,편견,미움,종교와 애국심이 합쳐져 사회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세계를 조각조각 나눈 것도 우리입니다. … 우리 각각이 우리 내면에 분리되지 않은 세상을 만든다면 모든 관계는 크나큰 변혁을 맞을 것입니다. 결국 가치 있는 변화,의미 있는 행동은 모두 우리 개개인 안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

20세기의 위대한 사상가 크리슈나무르티(1895~1986년)는 그의 사후 크리슈나무르티재단이 강연과 인터뷰,글 등을 엮어 만든 《희망탐색》에서 이렇게 말한다. 명상서적의 고전이 된 《자기로부터의 혁명》 이후 익히 들어온 말이지만 진리에는 고금이 따로 없다. 속임수와 부패,불평등과 불의,전쟁의 공포와 위협이 횡행하는 세계를 좀 더 살 만하고 희망적인 곳으로 만들려면 각자 '나'부터 변해야 하고,그 변화는 내면(의식)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더 나은 미래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답을 나(1부)와 자연(2부),삶(3부)의 세 부분으로 나눠 탐색한다. 그 출발점은 내 '마음의 혁명'이다. 그가 말하는 마음혁명은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버리고 환상이나 왜곡이 없이 진실을 볼 수 있는 것.이를 위해 삶을 옭아매는 공식을 파괴하고,낡은 관성을 멈추라고 강조한다.

"일체의 사고 · 생각이 갖는 모든 심상,말,지각 등을 멈추십시오.비교,측정,경험의 축적도 멈추십시오.그리하여 낡은 관성과 낡은 나를 멈추십시오.그 멈춤 속에서 사랑의 폭발이 일어납니다. 슬픔,불안,고통이 끝나고 나의 희망이,인류의 희망이 시작됩니다. "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데서 희망이 싹튼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랑은 바로 그곳,잔잔한 수면에,나뭇잎에,빵 조각을 찾아 꿀꺽 삼키는 오리에,곁을 지나가는 절름발이 여자에게 있다"며 강과 호수,정원,산,숲,석양 등의 자연에 원래부터 존재하는 사랑과 희망을 확인한다. 그리고 행동하는 마음과 침묵,순수한 관찰을 통해 삶 속에서 생겨나는 공포,불안,애착,욕망에서 벗어나야 함을 역설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