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브라질, 러시아,인도, 중국)를 비롯한 이머징 시장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입니다."

앨런 콘웨이 슈로더투자신탁운용 이머징마켓주식운용본부 총괄 매니저는 13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머징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전했다.

콘웨이 매니저는 "이머징 시장은 급격한 상승세에 따른 조정은 있겠지만, 앞으로 12~24개월 동안은 높은 성과가 기대된다"며 "올해 이머징 시장은 선진국 대비 2% 이상의 경제성장세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머징 시장은 올해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수출에만 의존하는 경제구조에서 벗어나고 있어 성장가능성은 선진국 보다 높다는 평가다.

낮은 가계대출 비중과 낮은 예대비율, 낮은 정부부채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견조하다는 것. 또 인구규모와 저렴한 노동비용 등을 고려할 때 이머징 시장의 투자매력은 높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머징 시장은 각국 정부의 양적완화정책 등으로 급격한 브이(V)자형 경기회복 보다는 더블유(W)자형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의 조정 예상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내년 이머징 시장은 4.5%, 미국은 1.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콘웨이 매니저는 이머징 시장이 선진시장과 디커플링(비동조화)하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지난해 금융위기로 세계증시가 곤두박질 쳤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머징과 선진시장이 동조화됐다고 지적했다"며 "하지만 하락을 같이 했다고 동조화됐다는 증거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지난해 이머징시장은 선진국 시장보다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이는 시장의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니라 투자타이밍의 문제였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불안한 금융환경에서 현금 보유가 필요했고, 그동안 수익을 많이 올린 이머징 시장에서 돈을 뺐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그는 브릭스 국가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지만, 브라질을 '중립', 인도에 대해서는'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인도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 가능성으로 투자매력이 떨어진다는 진단이다.

한국시장에 대해 콘웨이 매니저는 "올해초부터 한국시장에 대한 입장을 '비중확대'로 변경했다"며 "당시 경제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고 수출로 인한 수혜가 예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은 내수시장에서 성장 스토리가 이어진다면 더욱 낙관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며 "현재 원화 가치가 지나치게 절상된 부분이 있고, 시장의 급격한 반등으로 10% 가량의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앨런 콘웨이 매니저는 슈로더투자신탁운용에서 이머징 시장 주식운용팀을 총괄하고 있다. 이 팀은 지난 6월말 현재 159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슈로더 브릭스주식형펀드' 등 약 7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중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