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난 몇 년간 야심차게 아시아 금융허브를 꿈꿔왔지만 현실은 싱가포르 홍콩 등 경쟁국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으며,심지어 동남아시아 말레이시아에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포럼(WEF)이 8일 발표한 '2009 국제금융개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금융 발달 순위는 지난해보다 4계단 떨어진 23위로 밀렸다. 세계 주요 55개국을 대상으로 금융 발달 현황을 평가한 금융발달지수(FDI)는 한국이 7점 만점에 3.91로 23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작년 FDI는 4.55로 19위였다.

반면 싱가포르는 지난해 10위에서 올해 4위로 뛰어올랐고 홍콩도 작년 8위에서 올해 5위로 3계단 순위가 높아졌다. 이 밖에 아시아권에서 일본이 9위,UAE가 20위였으며 말레이시아도 22위로 한국보다 금융 발달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범아시아권 경제에 급속히 편입 중인 호주의 경우엔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2위로 껑충 뛰어오르며 미국을 제쳤다. 미국은 영국에 세계 1위의 금융 중심국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났다.

FDI는 △제도환경 △기업환경 △금융안정성 △은행 및 비은행 금융서비스 △금융시장 △금융접근성 등을 분석해 평가한다. 한국은 기업환경 면에서는 16위를 차지했지만 금융안정성과 제도적 환경에서 각각 28위와 31위로 부진했으며 특히 자본접근성 면에서 최하위인 52위로 처졌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