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한풍에 국내 증시도 몸을 떨었다.

추석 연휴 동안 미국 증시가 고용지표의 부진으로 하락세를 보인 여파로 코스피 지수가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5일 오전 10시3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31포인트(1.30%) 내린 1623.32를 기록중이다.

미국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논란이 다시 확산될 분위기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실업률은 전달보다 0.1%p 증가한 9.8%로 2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도 52.6으로 전달(52.9)에 비해 하락했다.

1만선을 뚫을 듯 치솟던 다우지수는 지난달 18일 9820으로 고점을 찍은 뒤 2주 동안 단 이틀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걱정스러운 점은 증시의 과열 부담이 큰 상태에서 경기 리스크가 미국증시의 조정 빌미로 작용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 시장은 과열 부담에서 오는 기술적 조정 가능성 이외에도 경제지표의 부진과 이로 인한 경기 리스크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미국증시의 조정이 기술적인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오는 7일 알코아를 시작으로 미국 기업들의 본격적인 3분기 어닝시즌이시작될 예정이지만, 지난 2분기처럼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종혁 SK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동안 이미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과 4분기부터는 기업실적 모멘텀도 둔화될 것이라는 점은 서프라이즈 효과를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증시의 암울한 분위기에 국내 증시도 몸을 움추리고 있다. 미국 증시와의 연동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그 동안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외국인이 7일 연속 순매도를 하는 등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수급 불안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증시 하락은 외국인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순매도 반전이 미국증시 부진으로 개선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조정국면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국내 경제지표는 8월 국내 산업생산이 올해 들어 처음 전달대비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한풀 꺾인 모양새다.

물론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지속하고 있어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경기회복 기대감 속에서 시장의 눈높이는 높아진 반면, 경제지표율이 예상치보다 낮게 발표되는 빈도가 늘고 있다.

기대치에 못 미치는 '상승 강도'에 대한 불안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