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는 29일 세종시 문제와 관련,"과천 같은 도시를 만드느냐,송도 같은 도시를 만들 것이냐에 대해 세심하고 넓은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취임식을 마친 뒤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 건설은 수정돼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지만 (원안대로 하는) 약속을 지키는 것과 함께 효율을 고려해야 하니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의 발언은 세종시 건설을 원안대로 추진하면 과천 같은 행정도시에 머무를 것이고 경제적 효율을 고려해 수정안을 만들면 국제 금융 · 비즈니스 복합도시인 송도와 같은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로 격상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수정안으로 사실상 '송도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정 총리는 "정부 부처와 국회,여론 등을 전부 살펴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겠다"고 밝혀 연내 수정안을 내놓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대통령과 세종시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가졌느냐는 질문에 정 총리는 "오늘 임명장을 받고 간단히 부부 동반으로 차를 한잔 한 것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나눌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고향을 팔아서 총리가 될 그런 사람은 아니다"며 "세종시 문제 해결에 제 명예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총리는 취임식에서 "정책의 성공 여부는 거창한 구호보다는 세심한 일처리에 있다"며 "큰 소리에 굴하지 않고 작은 소리를 크게 들으며,낮은 곳을 보듬고 흩어진 민심을 한군데로 모으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내각의 힘을 하나로 모아 경제위기 극복과 서민경제 활성화에 힘을 기울여 서민이 따뜻하고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