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어 현대 · 기아자동차도 임원들의 해외 출장 때 이코노미석(3등석) 대신 비즈니스석(2등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지난 1월 선포한 비상경영 체제의 1차 경보를 해제한다는 의미다.

현대 · 기아차는 23일 임원들이 해외 출장에 나설 때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같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사대우 이상 임원 200여명이 대상이다. 내년 경상 예산을 올해보다 크게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임원들의 급여삭감(10%)은 종전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비상경영 조치 가운데 업무 효율 및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일부 규정을 완화했다"며 "그렇다고 해서 전체적인 긴축경영 기조가 풀렸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 · 기아차의 이 같은 조치는 삼성전자의 불황경보 해제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교통비와 저녁 식비를 비상경영 체제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한편 임원 출장 때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