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삼성 반도체…스스로 전력소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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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그린' 전략발표
세계 첫 45나노 모바일 CPU 등 고성능ㆍ저전력 제품 대거 공개
세계 첫 45나노 모바일 CPU 등 고성능ㆍ저전력 제품 대거 공개
반도체 회로는 의외로 많은 전기를 잡아먹는다.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할 때 뿐만 아니라 각종 전자기기들을 'on' 상태로 유지하는데도 적잖은 전기를 필요로 한다. 고용량 소프트웨어와 고사양 콘텐츠를 장착한 모바일 제품일수록 특히 그렇다. 넷북이나 스마트폰 같은 제품들은 고정 전원이 끊긴 상태에서 제 기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더 많다.
배터리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초점이 반도체에 있다면 모바일기기 업체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반도체가 스스로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회로선폭을 줄이는 공정을 통해 회로에 흐르는 절대 전기량을 감소시키거나,서로 독립된 기능을 하는 반도체들을 하나로 묶는 '모듈화'를 진전시키는 것이다. 반도체의 전력 소모가 줄어드는 양에 비례해 배터리 사용시간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요즘 전 세계 모든 전자업체들이 표방하고 있는 녹색 성장전략의 출발점은 반도체라는 결론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22일 세계 최고의 전자부품업체들이 밀집해있는 대만에서 발표한 '스마트 & 그린 모빌러티' 전략은 이 같은 시장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고성능 멀티미디어 기능을 충족시키면서도 에너지 효율은 극대화하는 모바일 신기술을 통해 인텔 · 퀄컴 ·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세계적 강자들이 득실대는 모바일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장악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스템LSI사업부의 김광현 전무는 "이번에 발표한 신제품은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요구되는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의 기술 리더십을 다시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45나노 1기가헤르츠(㎓)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45나노 저전력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CPU(중앙연산처리장치)를 개발했다. 속도면에서 종전 제품의 최고 속도인 800㎒를 20% 이상 높이면서도 전력 소모는 최소화했다. 이 CPU를 채용하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더욱 강화되고 배터리 소모는 최고 30% 줄일 수 있게 된다.
풀HD급 고해상도 동영상 녹화와 재생이 가능한 하드웨어 코덱을 탑재하는 등 멀티미디어 기능도 크게 강화했다. 스마트폰,넷북 등 모바일 기기의 CPU 역할을 하는 모바일 CPU 시장은 올해 22억달러에서 오는 2012년에는 43억달러로 연평균 2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12메가비트(Mb) P램 세계 첫 양산
60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기기용 제품으로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간다. P램은 비휘발성(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소실되지 않는 특징)으로 플래시 메모리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D램처럼 고속 동작이 가능한 반도체다. 휴대폰을 P램으로 구성하면 코드에 저장할 정보를 낸드에서 D램으로 옮겼다가 읽는 동작을 할 필요가 없어 그만큼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05년 메모리 업계 최초로 256메가 용량의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두 배 용량의 제품을 내놓았다. P램은 내년부터 휴대폰에 본격적으로 채용돼 오는 2013년께 4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1기가비트(Gb) 원디램
스마트폰에 쓰이는 제품으로 휴대폰의 통신과 데이터처리 담당 프로세서를 서로 연결해주는 듀얼포트램과 모바일 D램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기존 512메가 제품에 비해 성능을 20% 향상시켰으며 초당 1.3기가바이트(GB)의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칩 통합으로 인쇄회로기판(PCB) 면적이 40% 정도 축소돼 휴대폰의 소형화와 저전력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터치스크린 컨트롤러 내장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세계 최초로 모바일 터치스크린 컨트롤러를 내장한 DDI다. 그동안 휴대폰업계는 디스플레이 구동을 담당하는 DDI와 터치 기능을 담당하는 컨트롤러를 별도의 칩으로 장착해왔으나 앞으로는 하나의 칩으로 두 가지 기능을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의 이명희 시스템LSI 사업부 상무는 "원칩 터치 DDI는 앞으로 모바일 플랫폼의 핵심 반도체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중국 모바일 TV 시장을 겨냥한 중국 이동방송 표준인 CMMB 모바일 수신 칩셋,이미지신호처리(IPS)와 CMOS 이미지센서(CIS)를 합친 초슬림 카메라폰용 500만화소 시스템온칩(SoC) CIS도 선보여 포럼에 참석한 대만업체 관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타이베이(대만)=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