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이후 우리 경제가 일정 수준으로 회복된 뒤 그 상태를 유지하는 '루트(√)형'이거나,완만한 회복기조를 이어가는 '나이키 커브'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격한 회복은 어렵다는 얘기로 섣불리 낙관할 때가 아님을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금리인상이나 출구전략 시행은 아직 시기상조임을 분명히 했다.

사실 지난 2분기 이후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되고 주식시장의 코스피지수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자생적인 동력으로 이 같은 회복세를 이끌어 냈다고 보기는 힘들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浮揚)과 고환율에 의한 수출증대 효과가 컸던 것이다.

게다가 우리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세계 경제의 재침체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에도 불구하고 회복세가 더디고 민간 소비와 고용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우리 또한 앞으로는 재정확대 정책 운용이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고,원 · 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위협받는 등 약(弱)달러 추세로 환율효과도 사라지면서 수출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결국 세계 경제의 순환 사이클이나 시장상황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세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투자와 소비 내수산업 활성화로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성장 잠재력를 끌어 올리는 것 말고는 달리 대안이 없다. 우선적으로 기업투자 확대를 통해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법 · 제도적 투자활성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투자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한 기업구조조정의 속도를 더 높이고,기업 또한 품질경쟁력을 높이는데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와 함께 정부가 최근 내놓은 서비스산업 및 내수활성화 조치도 차질없이 시행되어야 한다.